깡통 전세 걱정되세요? 건설사가 내놓은 집 보셨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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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가 신규 분양물량 일부를 직접 전세로 내놓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보증하고, 전셋값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세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지는 한화건설이 전세 매물로 내놓은 김포 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 조감도.

전세대란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셋값이 매매값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그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전세 세입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전세, 비싸거나 못 구하거나=특히 수도권은 전셋값 상승세가 꺾일 분위기가 아니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60%를 돌파하나 싶더니 65%도 넘어섰다. KB부동산 자료에 의하면 경기 지역 전셋값 비율은 66.15%에 달한다. 전셋값도 올해(11월 5일 현재)에만 벌써 10.97%나 뛰었다. 특히 일산, 파주, 김포 등 수도권 북부 전셋값은 폭등 수준이다. 고양 일산동 14.69%, 대화동 13.64%, 파주 22.73% 등 전셋값 상승 발원지가 따로 없다. 김포 전체 전셋값도 지난해 1월 이후 24.04%나 치솟았다. 올해도 14.41%나 올랐다. 단지별 체감 전셋값 상승은 더 가파르다. 2년 전 전세금으로 같은 크기의 전세를 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 상태다.

◆울며 겨자 먹기로 택하는 월세=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세를 알아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이뤄진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다. 2011년 30%에서 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전세를 찾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밀려나면서 월세 거래가 늘어났다. 한국감정원은 “10월 월세 가격이 7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은 0.1% 하락, 지방광역시는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에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서는 세입자들이 늘어나 월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저렴하게 전세 물량 공급=하지만 최근 전세시장은 ‘숨통이 한결 트였다’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 일부를 직접 전세 물량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전셋값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김포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이하 유로메트로)’이다. 내년 5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 물량 중 일부를 전세로 전환했다. 입소문도 빠른 편이다. 엠비앤홀딩스 전용운 이사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아파트 전세 세입자들이 문의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강서구 화곡동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권기영(37)씨는 “주변에서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해서 와봤더니 조건이 너무 좋아 바로 101㎡ 전세 계약을 마쳤다”며 “지금 살고 있는 전세보다 더 싸게 얻었다”고 말했다.

유로메트로는 저렴한 전셋값과 ‘대형 건설사’라는 안전성이 장점이라는 평가다. 한화건설 정윤철 과장은 “대형 건설사의 직접 전세 물량은 무엇보다 안정성이 높다. 회사가 직접 전세를 주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하다. 깡통 전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1순위 확정일자가 가능하고 임대인이 원하면 전세등기도 할 수 있다. 임대차보호법도 당연히 적용된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은 유로메트로 전용면적 101㎡의 새 아파트를 1억6000만원에 전세로 내놨다. 세입자는 2년 동안 전세로 살 수 있고, 한화건설이 보증서도 발급해 준다. 계약금은 1000만원이며, 입주 때 나머지 잔금을 내면 된다. 사전 계약자에 한해 입주청소 무상 지원은 물론 준공 후 2년간 커뮤니티 무상 이용, 계양역까지 셔틀버스 무상 운행 등 특별 혜택도 마련해 놓았다.

한편 최근의 전세대란 해법과 관련해 특별 세미나가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날개 돋친 전세가, 원인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RE멤버스 고종완 대표와 방송인 조영구씨가 강사로 나선다. 장소는 김포공항 컨벤션센터 페스티벌홀이다. 문의 1544-3400.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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