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는 남자 간호원-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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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간호원이라면 누구나 여성을 생각하게 되는 전통적인 관념이 남자 간호원들의 등장으로 깨지게 되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록 숫적으로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남자 간호원들이 각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 간호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때로는 환자들에게 의사로 오해받기도 하는 남자 간호원들에 대해 의사들은 여러가지 장점을 들어 환영하고 있다.
그들을 구세주처럼 생각한다는 로스앤젤레스 어린이 병원 소아과 의인 「낸시·로크우드」 여사는 남자 간호원들이 분석적인 사고 능력과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뛰어난 자질을 가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로크우드 박사는 또 특히 소앗과에서 남자의 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좋은 아버지를 갖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 간호원들은 처음 남성 간호원들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한 침입자로 여겼으나 지금은 동료로서 환영하고 있다고 한다.
남자 간호원들은 어떤 환경에도 쉽게 적응, 조절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의 학교 당국자들에 의하면 미국 내 대학 훈련 과정에서 육아 분야에 지원하는 남학생들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 분야의 전공 학생이 1천62명 중 57명이 남자였다고 한다.
또 이들은 캠퍼스에서도 이 학문에 대해 활발한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간호학을 배우고 훈련받은 남자들이 모두 간호원이란 직업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다른 학문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이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너싱·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영」 박사는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계속 이 분야에서 일하는지 여부는 정확한 통제가 없어 알 수 없지만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에서 15만5백5명의 등록된 간호원 중 2%가 남자라고 밝히고 이 수는 미국 전체로 볼 때는 10%에 육박하는 숫자라고 말했다.
여성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지만 남성들은 결혼을 하더라도 일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이 분야에서 꼭 남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강력한 애정을 갖지 않는 한 이 분야에서 일 할 수 없다고 강조한 「영」 여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보살핀다는 사명감이 여성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너무 복종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남자 학생 간호원은 그가 간호원 일을 하면서 인간에 대해 폭넓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간호원을 병원 안의 실무자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간호원들은 사실상 의사의 동료로서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편 올해 25세의 학생 간호원인 「로버트·머서리」씨는 아직도 남성 간호원들은 일반적인 편견은 무너뜨리기 위해 오랜 투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꼭 뛰어 넘어야할 문화적인 장벽이라고 하겠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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