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겪는 미국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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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즘 미국대학들이 겪고있는 재정난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는 불황에 허덕이는 대기업들의 대학에 대한 후원이 감소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경제계의 불경기가 대학교육의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있음이 나타났다.
최근 미 고등교육재정지원회의에서 실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각 기업들이 대학에 헌금한 총액은 3억4천만「달러」로 그 전해의 3억7천5백만「달러」에 비해 9·3%인 3천5백만「달러」가 줄어들었다.
미국 내 6백79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보고서는 또 작년의 헌금총액이 조사된 전체기업의 총이익금의 0·3%에 불과하다고 밝혀냈다. 그러나 이 비율은 그 전해보다는 약간 상승한 것인데 총액은 줄고 비율만 늘었다는 것은 기업들의 이익금이 그동안 급격히 감소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기업들 중에서 헌금을 가장 많이 한 업종은 방직업계로서 이익금의 0·8%를 대학에 기부했고 다음이 금속·유리 제조업계의0·7%등의 순. 또 고무 업은 0·55%.기계제작 업은 0·5%를 각각 대학에 헌금한 반면 전기·통신업계는 불과 0·1%만을 기부, 최하위를 차지하고있다.
아직 71년도의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추세로 미루어볼 때 올해 각 기업들의 대학에 대한 후원 액은 심각할 정도로 줄어들었을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67년을 깃점으로 해서 대기업들의 대학에 대한 헌금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연방·주 정부의 대학교육지원예산감소, 또 지방유지·주민들의 대학에 대한 지원격감 등과 함께 대학교육발전에 커다란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재정난을 타개하는 수단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해마다 엄청나게 인상, 대학교육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있다.
대학교육비의 상승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고교생들의 대학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현대미국사회에서 보편화한 대학교육이 이대로 계속되는 한 멀지않아 일부 부유층에만 국한되는 귀족교육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교육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켄트(오하이오주)=이성형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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