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돌파구 로디지아분규 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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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국 식민지 경제사 중 커다란 불명예를 안겼던 「로디지아」와의 분규가 24일 타결돼 영국과 「로디지아」 백인 정권사이에는 우선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남하연방 못지않은 인종탄압정책으로 악명을 떨치고있는 「로디지아」로서는 「모국」인 영국으로부터의 경제적 제재에서 풀려나 파국에 직면한 국내경제위기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영국으로서도 65년 「로디지아」의 일방적인 독립선언이래 고질적인 두통거리를 고정적이나마 매듭지어 성화같은 세계여론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는 변명의 구실을 마련한 셈이다.
영국은 지금까지 「로디지아」의 독립조건으로서 흑인의 완전한 인권회복을 주장, 통치에 의한 정부구성, 백인에 의한 일방적인 헌법의 개정, 흑인참정권의 개선, 인권분리정책의 폐지, 전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독립요소의 마련 등 다섯 가지 조건을 내세워 왔다.
「로디지아」의 백인정권은 『서구의 문명을 보존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인종분리정책을 취해왔다. 불과 25만 명의 백인이 5백 만명의 흑인을 지배하며 49만1천평방㎞의 국토에서 2만5천평방㎞의 지역으로 내몰았다.
백인주거지역에 흑인은 얼씬 못하게 하고 「버스」는 물론 공중변소·공원에도 흑백인의 분리사용을 철저하게 했다.
물론 흑인의 취업기회도 철저히 봉쇄, 노동력을 혹사하면서도 전체 흑인이 내는 국세는 국가재정의 1%도 채 못되는 형편이다.
이러한 흑인탄압정책에 대해 「유엔」은 영국을 비롯, 세계각국이 「로디지아」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위해 금융조치를 취하도록 결의했으나 남아연방 등 「이탈리아」 「프랑스」 서독 등의 상혼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영국 「로디지아」의 구체적 합의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간차별정책을 철폐하되 최소한 25년 동안 흑인의 정권담당 능력에 대한 『시험기문』을 둔다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가리고 아옹』 하는 격이 되고있다.
「로디지아」로서는 이 「양보」의 대가로 영국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나 최근 독립이래 최악의 상태에 빠진 경제위기를 수습하고, 영국으로서는 「로디지아」 독립이래 동결된 5천만 「파운드」의 대 「로디지아」 부채를 상납 받고 5천만 「파운드」의 기업투자이윤을 받아 들일 길이 트여 경제적인 실리를 얻는 한편 세계여론의 방패막이로 내세울 구실을 마련, 다시 한번 대영제국의 노련한 정치솜씨를 드러냈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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