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물 20ℓ마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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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국교2학년 자기 반에서 성적이 1위인 한미숙양은 1년6개월 전부터 하루에 한 동이의 물(20ℓ)을 들이켜는 괴상한 버릇이 있어 각처에서 진찰한 결과 당뇨병이나 요붕증도 아닌 원인 불명의 병이라는 결론.
70년 봄 소풍갔다가 이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한양은 그 동안 속초시내 병원을 모두 찾아가 치료를 받았으나 노동으로 5식구의 생계를 이어가는 벙어리 아버지와 불구로 누워있는 어머니는 생활이 어려워 딸의 치료를 거의 포기하자 한양의 급우들은 미숙양의 구제를 각계에 호소하기도.
이 딱한 사정을 지켜보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요즘은 한양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번갈아 데리고 다니며 진찰을 시키고 있으나 아직도 신통한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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