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규명 책임 회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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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26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동래 만화 고개 「버스」 참사의 사고 원인을 놓고 내무·교통 관계 당국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대형 교통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 당국간에 책임 회피만 꾀하고 있다.
만화 고개 교통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치안국 조사반 (반장 최경덕 치안국 안전 반장)은 사고 원인을 사고 차인 경남 영5-2017호의 「핸들」과 앞바퀴를 잇는 「타일로트·앤드·핀」과 앞바퀴의 축을 이루고 있는 「하우싱」의 왼쪽 바퀴 끝 부분이 절단되어 있었던 것을 발견, 정비 불량에 의한 조향 장치의 기능 상실에 있었다고 밝혀냈다.
한편 부산지점 안대찬 검사도 6일 하오의 현장 검증에서 사고 「버스」의 「타이로트·앤드·핀」부분이 부러졌던 것으로 검증, 경찰 의견을 뒷받침, 자동차 조립 회사인 팔금 자동차 주식회사 당국자와 경남 여객 정비 책임자 차우협씨 (55)를 입건하도록 경찰에 지시했다.
그러나 교통부 조사반 (반장 이영회 차량 과장)은 경찰과는 달리 차량 사고 때 「타이로트·앤드·핀」이 부러지는 일은 극히 드문 일로 차체가 10여 바퀴 구르면서 그때의 충격으로 파손된 것인지 모른다고 모호한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교통부 조사반은 사고 「버스」가 조립된 지 1개월 밖에 안돼 정비 불량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경남 도경은 8일 상오 사고 버스의 조립 경위 조사에서 이 버스의 엔진은 8t짜리「히노」, 「프레임」은 국산, 앞차 축은 6t짜리 「도요다」, 조향 장치는 수동식, 6t짜리「보디」는 팔금 회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등록 검사가 모두 엉터리였음을 밝혀내고 조립 회사에 대해 집중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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