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은 모유로 물려받기 쉽다|미국 과학원 「심포지엄」서 「솔·스피겔만」 박사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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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기를 가진 어머니에게 모유냐 우유냐는 모체뿐 아니라 아기의 장래를 위해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어느 하나에도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미국 과학원 「심포지엄」에서 저명한 암 학자 「솔·스피겔만」박사 (컬럼비아대)가 『유암 증세가 있었던 모유를 먹고 자란 여아는 유암을 물려받는다』는 주장을 내세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암을 앓았던 1백80명의 부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스피겔만」박사는 『현재로는 전혀 증세가 없어 완치된 사람들인데도 그 가운데 60%가 그들의 유액 속에 「바이러스」모양의 특이한 알맹이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부인들은 모유를 먹이는 동안 그대로 여아에게 유암을 전해 준다는 것이다. 「심포지엄」 기간 중 기자 회견을 통해 그는 『이들이 만약 내 누이라면 아기를 기르지 못하게 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스피겔만」 박사의 실험실은 모유에서 「바이러스」모양의 알맹이를 검출하는 시설을 갖춘 미국 유일의 것이다. 따라서 이 「심포지엄」에 참가했던 2명의 암 권위자는 그의 주장이 시기 상조라고 공박하고 나섰다. 「베데즈더」에 있는 국립 암 연구소의 「바이러스」 암 연구 책임자 「로버트·헤브너」박사는 『이 시점에 그 문제에 관해 어떤 확정적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그는『우리는 아기를 품에 안지 않고 기르는 부인을 생각할 수 없는 단계에 있다. 모유는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 정확한 「데이터」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어머니들에게 어떤 확답을 줄 수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네브래스카」대 「필립·슈비크」박사는「헤브너」의 반론을 지지하면서 『「스피겔만」박사의 주장에 따라 세상의 어머니들로 하여금 아기를 품에 안고 모유를 먹이는 일을 금하게 할 충분한 근거를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헤브너」는 국립 암 연구소가 「로스엔젤레스」지방에서 이 문제에 관한 대규모의 조사 연구를 하고 있으나 아직 어떤 결말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의사들이 유암에 걸린 어머니는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지 못하게 하고있으나 이는 어머니의 유암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학자들의 맹렬한 비판에도 「스피겔만」박사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동물 실험의 결과 어미 생쥐의 암 「바이러스」가 안고 기르는 동안 새끼에게 전해지더라는 것이다. 대모로 기른 새끼의 경우는 현저하게 암이 감소되었다는 것.
그는 『금년 안에는 7만의 미국 내 부인들이 유암에 걸릴 것이며 그중 3만1천명이 죽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바이러스」를 모유에 가진 사람들이 아기를 우유로 기른다면 유암 환자는 훨씬 줄게될 것이다』라고 끝까지 주장했다.
문제의 「바이러스」 모양의 알맹이는 1934년 「존·비트너」박사에 의해 생쥐에서 발견되었다. 최근에는 또 「캄덴」 의학 연구소의 「단·무어」박사가 유암의 이환율이 높은 인도 「봄베이」부인들의 모유에서 「비트너」박사가 발견한 것과 같은 「바이러스」모양의 알맹이를 발견했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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