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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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구멍탄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 누군지는 지금 아무도 모른다. 비상하게 독창적인 사람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만일에 구멍탄이 없었다면 겨울을 어떻게 지낼 수 있었겠는지. 아찔해지는 얘기다. 구멍탄 이야말로 한국인의 창의력의 총화라해도 조금도 허장이 없을것이다.
구멍탄이 처음 생겼을때는 구멍이 아홉게 뚫려 있었다. 그래서 구공탄이라고도 했다. 왜 구멍을 아홉개 뚫었는지 물론 분명치 않다.
아궁이의 구조, 필요한 열량, 그리고 연영시간등을 합리적으로 계산해서 구공탄의 크기와 아홉개의 구명이 정해진것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눈겨냥만으로 구공탄의 규격이 정해졌다면 더욱 더 그 발명자의 비상한 두고에 감취할 수 밖에 없다.
구공탄은 2, 3년전부터 자취를 감추고 그대신 19공탄이 나왔다. 9공탄으로는 충분한 열량을 섭치못하게 된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들 살림의 규모가 커졌다는 뜻도된다. 그게 또다시 22공탄으로 바꾸여 졌다. 다만 지금 22공탄이나 예전의 19공탄이나 그 크기에 있어서는 다를바가 없다. 그저 구멍을 3개 더 뚫어놓은 것 뿐이다.
구멍은 원래 불길이 잘 올라와서 잘타게 하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구멍이 많을수룩 연탄은 잘 탄다. 또 구멍이 많으면 그만큼 같은 크기라도 연탄은 적게 든다. 크기가 같고 값이 같을때면 구멍이 많을수록 그만큼 업자에게는 이로울 것이다.
그러나 구멍을 너무 많이 뚫으면 연탄이 깨지기 쉽다. 따라서 무작정 구멍을 뚫을수도 없다. 뚫을수 있는데까지 뚫은 구멍외 수가 22개가 되는 것이다. 구멍이 3개 더 뚫린 것 만큼 업자가 이를 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구멍을 더 뚫을수 없을때는 어쩔수 없이 값을 올려야 한다.
최근 며칠사이 연탄값은 1개에 23원까지 뛰어 올랐다. 그것을 다시20원으로 요원시키기로 서울시와 업자사이에 합의를 보았다고 한다.그러니 20원으로도 수지가 맞는다는 얘기이다.
만일에 그렇지 않다면 상국이 제 아무리 말린다고 밑질걸 판매하면서 계속 탄을 찍어낼 업자는 없을것이니 말이다.
한 개에 2, 3원씩 값이 오른다면 연탄 1억개를 파는 업자라면 가만히 앉아서 2, 3억원을 가외로 버는셈이 된다.
값이 20원으로 떨어졌다지만 물건이 달린다해서 사기 어려워 지면 또 뒷골목 거래값 이란게 있게 마련이다. 울화가 치민다 해도 딴 도리는 없다. 연탄업자가 아니꼽다고 기름으로 돌린다해도 기름값인들 안오를 이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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