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파키스탄에 「병영창녀」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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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 나라 백성이 자기나라 군대의 「테러」행위에 못 이겨 1천만 가까운 수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피난을 가고 수십만 명이 갖가지 방법으로 학살됐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처녀와 가정부인들이 마구잡이로 자기나라 군인들에게 잡혀 갇힌 다음 집단적으로 위안부와 같은 신세로 능욕을 당해왔다면 더욱 놀랄 것이다.
이 놀라운 일이 동「파키스탄」을 총칼로 탄압해온 서「파키스탄」군인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폭로 됐다.
「야햐·칸」의 서「파키스탄」군이 동「파키스탄」민중들의 평화적인 자치운동을 무력내란행위로 강압한 첫날 병정들은 「다카」대학과 가정집에 쳐들어가서 여염집 규수와 학생들을 「포로」로 잡아들여 병영에 수용했다 한다.
17∼18세 소녀를 다수 포함한 이들 5백63명의 여자 포로들은 그 후 『병영창녀』가 되어 병정들의 자비에 맡겨졌던 것.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미 임신 수개월에 이르러 「야햐·칸」의 군은 「벵골」출신 산부인과 의사들을 징용, 이들의 인공유산을 담당케 했다는데, 「다카」지구 군에 잡혀 들어간 여자들 중에는 너무 시기가 늦어 낙태가 불가능한 여자들이 많아서 비밀이 탄로될까봐 한번에 몇 명씩만 석방시키고있다.
희생자는 물론 여자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3월부터 시작된 사실상의 내란상태에서 얼마나 많은 동「파키스탄」시민들이 「야햐·칸」의 서「파키스탄」군의 총칼에 죽어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야햐·칸」군사정권에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소식통에 의하면 『장군들의 추산으로는 적어도 1백만 명이 됩니다』라는 것. 동「파키스탄」의 자치를 주장하는 세력의 「게릴라」들이 출몰하는 촌락에 대한 서「파키스탄」군의 응징행위는 매일같이 계속되고 있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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