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바라티 지휘 시향 정기연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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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시향의 제1백72회 정기연주회가 「헝가리」출생, 미 국적을 가진 「조지·바라티」씨의 객원 지휘로 있었다(l6일·서울시민회관).
현재 국악의 악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바이얼리니스트」 이재은씨와 「비올라」 수석주자인 김용윤씨의 「모차르트」의 「바이얼린」과 「비올라」를 위한 『콘체르탄토』 협연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 이날의 「레퍼터리」는 「베를리오즈」의 서곡 『「로마」의, 「카니벌」』, 「리스트」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 그리고 「브람스」의 『교향곡 제2번』.
한때 「하와이」 「호놀룰루·심퍼니·오케스트러」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는 「바라티」씨의 지휘는 온건하다고 할까. 따라서 정교한 「디테일」묘사가 요구되는 반면 각 「파트」를 적절히 견제하여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장점을 지녔다.
특히 현 「파트」의 충분한 운궁 활용으로 서정을 유려하고 심도 있게 파헤치면서 아울러 관악기의 음향을 「커버」하는 묘기를 보여줬는데 이로 말미암아 현의 음 빛깔이 간혹 거칠게 들리는 결함을 범하기도 했다.
『「로마」의 「카니벌」』은 상쾌했으나 이 때문에 현의 음색이 피곤하게 느껴졌고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은 역감과 서정적 정취를 살린 호연이었으나 3악장에서 각 「파트」간의 긴밀감이 더했으면 했고 4악장에서는 음향의 「밸런스」가 더욱 치밀했으면 싶었다.
「리스트」를 협연한 이연화양(이화여고3년)은 뛰어난 음색과 박력을 지닌 앞날의 유망주로 보인다.
또한 「모차르트」를 협연한 이재헌씨는 청명한 「톤」과 충만된 서정으로, 김용윤씨는 온화하고 격조 있는 표현으로 호흡이 일치한 연주를 들려주었는데 「바라티」씨의 배려 깊은 보좌가 더욱 이 협주를 돋보이게 했음을 강조하고 싶다. <김기정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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