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왕위 도전권 얻은 노영하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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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6기 왕위전에서 도전자로 결정된 신예 노영하 4단(20)은 『도전권을 얻긴 했지만 만족할만한 바둑은 한판도 없었다』고 겸손해한다.
이제 「프로」기사 3년생인 그는 지난봄부터 시작된 도전권을 다투는 본선「리그」에서 정창현 6단에게만 1패를 기록했을 뿐 조남철 8단을 비롯, 김재구 6단, 강철민 5단, 김기영 5단, 전영선 3단 등 강호들을 모두 물리쳤다.
이번 가을 승단대회에서 4단으로 승단했고 또 저단자로는 드물게 대「타이틀」전의 도전권을 얻은 노4단은 꾸준한 노력과 공부하는 신예기사로 기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왕위전과는 인연이 깊은 노4난은 69년 제4기 때 초단으로 본선「리그」에 진출, 조남철 8단과 4승1패로 동률까지 이루었으나 재대국으로 아깝게도 전권을 놓쳤었다.
노4단은 지금까지 「타이를」전에서 우리 나라 최고단자인 조8단에게 계속 백만 들게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번 「리그」에서는 흑으로 조8단을 처음 꺾었다.
노4단은 67년 가을 입단했으나 동양3국 「아마」바둑대회 출전관계로 실제로는 68년 봄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69년 봄 2단, 70년 봄 3단, 또 71년 가을 4단 등 좋은 성적으로 승단 가도를 달리고있다.
노봉우씨(60)의 외아들인 그는 청주가 고향이지만 서울에서 오래 살았고 금년 봄 대동상고를 졸업했다.
14세 때 바둑을 처음 배워 16세 때 입단한 그는 기사로서 한국기계를 제패해보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고 한편으로는 대학에 진학해서 앞으로 교육계에 투신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명인전에서 4연승한 서봉수 2단과 함께 기계에 신풍을 일으키고 있는 촉망받는 신예기사인 그는 또 패왕전에서는 4승1패로 5연승의 윤기현 7단과 도전권을 다투고 있다.
오는 11월초부터 열릴 왕위 김인 7단과의 도전 5번 승부에 대해 노4단은 『승부를 떠나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두겠다』며 그 동안 마음의 준비를 갖춰야겠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왕위전에는 1기부터 5연패한 김인 왕위에게 많은 고단자들이 도전했다가 허무하게 물러났지만 침착하고 끈질긴 바둑의 노4단과의 이번 도전승부는 좀더 내용이 충실한 바둑이 될 것이라고 왕위전 해설자 김수영 5단은 말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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