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가입·대만 축출안 가결 유엔총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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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김영희 특파원】「유엔」총회는 25일 밤 중국대표권 문제를 표결, 미·일 등의 「역 중요사항지정」 결의안을 찬성 55 반대 59로 부결한 뒤, 중공을 가입시키고 자유중국을 추방하자는 「알바니아」결의안을 찬성 76 반대 35라는 3분의2 다수를 넘는 압도적 표 차로 가결, 「말리크」 총회의장은 동안의 채택과 중공이 중국의 의석을 차지할 것을 선포했다. <관련기사3면>
이보다 앞서 중화민국 대표단은 「알바니아」안 표결직전에 「유엔」을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유엔」총회는 「알바니아」안의 표결에 앞서 미국측이 제안한 역 중요사항 선의권 동의안을 표결에 붙인 결과 61대53, 기권 15로 가결시켜 한미중공의 「유엔」가입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 계속된 미·일 등 22개국이 제안한 역 중요사항 지정안의 표결이 찬성 55, 반대 59, 기권 15표로 부결되었다. 이 결과는 작년에 중요사항 지정 결의안의 표결 결과과(찬성 66, 반대 52, 기권 7)에 비하여 찬성이 11표 줄어들고 반대가 7표 증가하여 사태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미국측이 찬성할 것으로 기대했던 「키프로스」 「말타」 「튀니지」 「벨기에」가 기권으로 돌고 기권할 것으로 예상되던 「에이레」 「에과도르」 「트리니다드토바고」등이 반대를 던지는 한편 찬성할 것으로 보이던 「오만」이 결석하는 등 미국의 득표전략이 허술했다는 것을 드러냈다.
「고정 표」가 많았던 「알바니아」측에 비해 미국측에 「부동표」가 너무 많았던 것이 패인이었다.
역 중요사항 지정안이 부결되자 「조지·부쉬」 미국「유엔」수석대표는 「알바니아」결의안을 「중공가입」과 「대만축출」로 분리표결하자고 요구하였으나「 애딤·말리크」총회의장은 이미 「알바니아」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의장직권으로 이를 거부했다.

<해설>대만의 장래 주목…분단국문제 표면에|미선 더블·플레이설…일본에 큰 타격
「역 중요」안의 「선의권」가결·「역 중요」자체의 부결·「알바니아」안 가결로 나타난 중국대표권 문제의 표결결과는 ①중공이 금년 「유엔」에 가입하고 국부가 추방되는 동시에 ②미국과 일본외교의 패배를 의미한다.
「선의권」이 가결되었다는 것은 미국과일본의 선심외교에 대해 서방국들의 일말의 예우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권력계가 미·일의 기교외교의 한계를 밝혀 놓은 셈이다.
중공은 명실공히 「유엔」의 정회원으로서 국제정치의 공인된 「멤버」로 등장하게 되었다.
미국의 입장은 「키신저」의 2차 중공방문이 시사하듯 『이렇게 될 줄 알면서 국부에 대한 예의상 「역 중요」를 추진해 보았다』고도 할만큼 사실상 커다란 동요나 당혹은 없을 것이다.
미국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서 「더블·플레이」를 벌여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또」 일본정부에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닉슨」 북평행으로 빈사상태에 들어간 「사또」외교가 이번 중공봉쇄작전의 완패로 빈사상태에 들어간 셈이다. 이 희생타는 어쩌면 미국이 맡아야 할 것을 떠맡은 것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사또」는 「닉슨」이 가사 시켰다 해도 과언은 아니고 「사또」의 조기퇴진이 더욱 확실해진 셈이다. 한편 중화민국은 세계의 고아로 일단 소외되었다.
이를 계기로 중국혁명의 모태요 현대 중국의 산파이던 국민당은 발전적인 자기변신을 도모할지도 모른다.
그 변신은 「국공합작」, 「대만독립」, 「현장적 고립」-그 어느 것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로써 장 총통의 일세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아들 장경국이 각광을 받는 까닭도 이것이다.
중공의 가입으로 「유엔」도 새로운 삼극구조로의 변조가 예상되기도 한다.
미·소·중공의 삼각관계는 「유엔」내부의 다변화를 초래하고 미·소 체제가 좌우하던 「유엔」이 중공권과 중소국의 표밭에 적잖이 영향받게 되었다.
그리고 중공의 가입으로 분단국 동시가입이니, 동시초청이니 하는 새로운 외교적 시련이 닥쳐올 전망이 짙어졌다. <외신부>

<모든 산하기관서도 대만의석 자동상실>
이에 미국측은 다시 「대만축출」 부분을 원안에서 「삭제」하자는 수정동의를 제기했으나 이것 역시 의장직권으로 거부되어 「알바아」안의 표결로 들어갔다.
이번에 통과된 「알바니아」안의 골자는 『중공의 모든 권리를 회복하고 중공대표를 「유엔」의 유일한 대표로 인정하며 중화민국을 「유엔」 및 그 산하기관에서 차지하고있는 의석에서 즉시 추방한다』고 되어있다.
주서해 자유중국 외교부장은 사태의 책임이 「유엔」헌장의 원칙을 희생시킨 사람들에게 있다고 말하고 미국이 중공과의 관계정상화와 국부옹호라는 2개의 문제를 별개로 간주한 것은 잘못이며 「닉슨」 중공방문으로 국부와 중공간의 화해의 기회가 생겼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현재의 「유엔」은 「서커스」가 돼버렸다고 거듭 비난했다.
【워싱턴25일AP동화=본사특약】자유중국추방에 3분의2 다수를 요구하는 미국측 결의안이 25일 「유엔」총회에서 부결되자 「닉슨」행정부는 경악에 휩싸였다.
한미국측 소식통은 『우리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경악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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