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적인 지방 은행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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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0개 지방 은행이 대구 은행을 선두로 22일부터 71년도 상반기 결산 주총의 막을 올렸다.
인사 문제로 한창 술렁대던 중앙의 금융계가 지난 주말 3명의 행장 교체로 소용돌이를 일단 매듭짓는 동안 지방 은행은 조용한 주총 「시즌」을 맞았다.
시은이 경영 부실로 수지가 악화돼 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방 은행이 설립 후 4∼5년간 꾸준히 성장, 시은의 일률 배당과는 달리 차등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시은이 본받을 만한 교훈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월에 개점한 충북 은행을 포함한 10개 지방 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4억6천만원(지준 부리 2억8천만원 포함)으로 추산되고 있어 70년 상반기의 1억3천만원, 70년 하반기의 2억8백만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며 배당률도 7%∼14%로 평균 10%선을 유지했다.
특히 부산·대구 은행은 14%의 높은 배당을 하고 있고 충청 11%, 광주 10%, 인천 8%, 전북·제주 각 7%이며 올해 첫 배당을 하게된 강원·경남 은행도 7%를 예정하고 있다.
지방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의 배당률을 더 높일 수도 있었으나 국고 보조인 지준 부리를 받지 않고는 배당이 어려운 시은 측 사정을 고려, 전기 수준으로 배당률을 억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개 지방 은행의 9월말 현재 예금 총액은 4백86억1천만원으로 올해 들어 9개월 동안에 48·1%의 신장률을 기록, 같은 기간 중 시은의 예금 증가율 18·3%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연체 총액은 7월말 현재 26억6천7백만원으로 연체율은 8·8%였다. 이는 시은의 연체율 14·7%보다 훨씬 낮지만 금융 기관의 고질적인 병폐인 연체가 규모가 작은 지방 은행에까지 스며들었다는 것은 소망스럽지 못한 현상으로 지적된다.
시은·국책 은행 등과는 달리 지방 은행은 이번 주총에서 별다른 인사 개편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그 동안 부산·대구 은행 등이 추진해온 지방 은행의 중앙 진출 문제를 비롯, 자본금 증액과 영업 규모 확장, 시은 점포와의 경쟁 문제, 수지 개선에 따른 배당률 제고 등이 주주들에 의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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