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대우로 성과 못 거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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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는 닫아놓은 채 여야는 핑퐁식 교섭으로 책임만 떠밀고있다.
18일 낮 공화당이 기습 제의한 여야중진회담을 놓고 거부와 고려로 당론이 엇갈렸던 신민당은 19일엔 양당총무가 배석하는 박정희 공화당총재와 김홍일 신민당대표의 회담을 하자고 제의.
19일의 총무회담이 첫머리부터 얘깃거리가 없이 덤덤히 서로 바라보고 있게만 되자 신민당의 조연하부총무는 백두진국회의장과 현오봉총무를 각각 만나 이같은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했던 것인데 공화당 측에서 한마디로 거부하자 조부총무는 『당론이 아니라 내 사견이었다』고 겸연쩍게 웃었다.
신민당은 소속의원들로 8개 반을 편성, 학원사태의 조사에 나섰으나 당국의 차가운 대우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사반은 8개 대학을 일제히 방문, 대학책임자를 만나려했으나 정문을 지키는 군인들이 상부지시가 없다 해서 출입을 허용치 않았고 다시 시내 전 경찰서를 들렀으나 서장들은 한결같이 『학생의 보호조치에 대한 내용엔 말할 수 없다』고 묵비권(?)을 행사.
이 가운데서도 신도환 의원반은 청량리서에 보호조치 되고 있는 대학생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고. 또 이철승 의원반은 유재흥국방장관을, 신도환 의원반은 신직수 법무장관을 만났는데 유 장관은 『거의 학교철수는 서울시장 요청이 있을 때…』라고 했고, 신 장관은 『학생의 보호조치에 대해 법무부로서는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는 것.
백두진국회의장은 공화당을 탈당한 길재호·김성곤씨의 의원직 상실을 본회의에 보고하지 않은채 18일하오 중앙선관위와 행정부에 통지해 본회의 보고를 저지해 온 야당을 무색케 했다. 백 의장은 국회법 제1백 29조의 『15일 이내 의원결원봉지규정』을 적용해서 이날 국회사무처를 통해 관계기관에 통지.
의장실에서는 의원직상실의 통지에 관한 절차법이 없기 때문에 본 회의 보고 없이도 의장직권으로 통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사무처 당국자는 『지난날에도 15일이 지난 후에 통지한 예는 많았다』고 했다.
10·2파동으로 공화당을 탈당한 김성곤씨의 외유는 사전에 공화당간부 몇이 알았을 뿐 김포공항에서 JAL기 트랩에 오를 때까지 극비에 붙여졌다.
김씨의 외유소문을 확인하는 전화에 비서들은 『그런 일없다』고 잡아뗐고 김씨도 승객들이 모두 비행기에 탄 뒤 출발시간 10분전인 하오 5시 50분 공군 터미널을 통해 서울 자2-9537 세단 차를 타고 공항 램프에 들어와 『할말없다』는 말만 남기고 총총히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그런데 김씨는 떠나기 전 백남억당의장의 전화를 받았고 김진만재정위원장이 김씨 자택을 찾아 전송인사를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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