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 속에 내우고조 취임 한돌|칠레 아연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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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년 전 칠레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아옌데 정권은 우려했던 것처럼 칠레에 『공산주의독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의 지배세력이 야당인데다 당장 심각한 경제위기 타개책에 부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옌데 대통령은 마르크스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옌데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도 이미 칠레에는 전임 「프레이」대통령에 의해 서서히 사회주의적 정책이 추진됐었다. 아옌데 대통령은 서둘러 이 정책을 실시하여 민간은행을 매수하고 미국인 소유의 동광산을 국유화하는 한편 「쿠바」·동독·중공과 외교관계를 맺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즉각 새로운 항공기 구입 차관을 거절하는 등의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경제원조를 중단했다.
물가를 동결하고 임금을 올리고 토지개혁을 실시했으나 오히려 증가된 구매력으로 상품의 품귀 현장을 빚어냈다.
동광산의 국유화는 정치적으로는 인심을 얻었으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신용을 잃는 등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왔다.
또 칠레의 정정 불안과 외자의 몰수를 규정한 안데스 조약의 가입으로 외국의 투자는 격감됐다. 동광산에서는 스트라이크로 수백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많은 엔지니어들이 국유화에 반대하여 직장을 버렸다.
동의 국제시세가 하락하는 데다 동광산의 동요는 생산량을 격감시켜 경제상태는 악화되고있다. 칠레는 외화수입의 70%를 동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경제상태는 매우 심각한 위기에 몰려 있다.
토지개혁의 실시로 토지 소유자들이 새로운 농기구와 생산수단에 대한 투자를 꺼려 농작물 생산도 감소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식량의 50%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의 외환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아옌데 대통령은 유능한 정치가이긴 하지만 관측통들은 그의 성패는 경제문제 해결로 판가름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볼티모·선=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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