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1) ROTC 장학 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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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 알의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1천만원 장학 기금 모금 운동이 4년만에 열매를 맺었다.
21일에는 육군 회관에서 첫 장학금을 지급하여 무거운 책임의 일단을 다한 것 같은 흐뭇함을 느꼈다.
우리가 시작한 학도훈련단(ROTC) 장학 기금 모금 운동은 긴 세월의 노력이 깃들여 있다.
우리가 처음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임을 가진 것은 1967년 봄이었고 나는 이때 주월 대사관의 경비 대장을 하고 있었다.
ROTC 후배들을 위해서 선배들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한 끝에 불우한 후배를 돕자는 의견이 나왔고 모두가 찬성하여 이때부터 전투 수당에서 10 달러씩을 떼 내 저금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주월 국군 속의 ROTC 출신들만이 참가했으나 이 운동은 곧 주월 외국 상사에서 일하는 ROTC 출신 예비역들, 그리고 본국에 있는 선·후배들이 모두 참가하여 말하자면 범 ROTC의 운동으로 확대된 것이었다.
70년까지 모은 돈은 1천만원이 되지 못했다. 성금을 유용하게 늘리는 방법으로 우리는 1천만원짜리 개발 신탁 금융 증권을 샀는데 이것이 72년에 만기가 되며 이 때에 비로소 1천만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전국 33개 대학에서 선정된 25명의 장학생들에게 지급된 3만원씩의 장학금은 이 1천만원과는 별도의 돈이었다. 아직도 모금은 계속되고 있으며 모금된 것 중에서 우선 1차로 지급한 것이다.
선배나 동료들의 이 같은 정성으로 된 장학금은 받은 사람 뿐 아니라 모든 학훈 단원들에게 용기와 우정을 불어넣을 것으로 생각된다. ROTC 출신 장교들은 보다 훌륭한 군인이 될 것으로 믿으며 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이제 한 걸음 나아가 한 학교에서 10명씩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게 1억원의 기금 모금 운동을 새로이 벌일 방침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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