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에 9세 짜리「트럼핏」 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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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9세의 꼬마 「엔리코·토마소」. 영국 「리즈」 출신의 이 꼬마는 「트럼핏」을 들면 「루이·암스트롱」을 방불케한다. 연주곡도 『성자의 행진』 등 대부분 「암스트롱」의 것들이다. 그가 「맨해턴·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할 때 대부분의 청중은 그의 강렬하고 선명한 음색을 주의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그의 연주하는 포인트를 잡지 못하는 듯 하면 그는 깜찍하게 눈알을 굴리며 손수건을 꺼내 찡그린 얼굴을 닦곤 했다.
연주회마다 그는 그 나이에는 좀처럼 다루기 어려운 악기를 자유자재로 구사, 신동이란 격찬을 받았다. 트럼핏을 불려면 계속적으로 압축 공기를 밀어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횡경막이 발달해야 한다. 입술의 형이 또한 틀 잡혀야 한다. 그런데 「엔리코」는 이것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그는 「클라리넷」을 부는 아버지의 지도로 4세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년쯤 뒤 「사치모」의 「레코드」를 듣고 「트럼핏」을 시작했다. 「엔리코」는 「사치모」에 심취했다. 그가 암스트롱을 만나 그 앞에서 「트럼핏」을 불어 보인 것은 68년. 그 연주를 듣고 「암스트롱」은 2주일 동안 그를 무대 뒤에 자리를 정하여 주관 지도했다. 「트럼핏」을 닦아줄 여자가 아니면 결혼하지 말라』면서.
7세 반의 나이에 그는 음악 가족과 직업적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이는 1년에 어린이는 40회 이상 「쇼」에 출연할 수 없는 영국의 아동 근로법에 위반된다.
그런데도 금년 봄에 그의 가족들은 그를 「뉴·올리언즈·재즈페스티벌」에 참가시켜 미국 일유 「재즈」 가수들 속에 마치 작은 음률처럼 처넣었다. 거기서의 성공은 그를 「디크·카베트·쇼」에 등장시켰다. 「트럼핏」 연주자로서는 최고의 명성을 얻다시피 했지만 그는 지금 미국에서 쇄도하는 녹음·녹화가 끝나는 대로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더 공부할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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