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용원에 용의 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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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신 중-고교 살인강도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7일 서울 중구 남대문 로 3가 미도 양 행(주인 김홍경·45)에 시계를 사러 왔다가 사고수표를 내고 도망친 청년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뒤를 쫓고 있다.
주인 김씨에 의하면 26일 하오 3시50분쯤 25세쯤 되는 청년 1명이 가게에 나타나 지난 9일에 발행된 한일은행 성 북 지소 1만원 짜리 자기앞수표 2장(번호 1546333과 1546224)으로 여자용 팔목시계를 흥정, 가게 종업원 이강준씨(24)가 한일은행 남대문지점에 확인하러 간 사이에 슬그머니 행방을 감췄다는 것.
이 청년은 1백65㎝쯤 되는 키에 스포츠형 고수머리이며 얼굴이 가무잡잡하고 오른쪽 팔에 붕대를 감았으며 앞에 자크가 달린 푸른색 운동복상의를 입었고 목에도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청년이 가게에 내놓은 수표는 지난 9일 봉급을 주기 위해 찾아온 수표 1백50장 가운데 하나였다.
경찰은 퇴직교직원 및 퇴학 맞은 불량학생 등 10여명의 행적을 수사하고 있는데 26일 하오부터 행방을 감춘 학교청소부 백 모씨(32)의 평소 거동이 수상했다는 정보를 얻어 백씨 주변에 대한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백씨는 지난1일 학교물 탱크를 청소하다 오른쪽 팔을 삐어 몸이 부자유스러웠으나 ①26일 하오 남대문 미도 양 행 근처에 나타났었다는 신고와 ②봉급 1만6천 원을 받는 청소부면서 본처 외에 애인을 두어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③사고가 났던 25일 밤 집에서 자지 않았고 27일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는 등 수상한 점이 많아 용의자의 한사람으로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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