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달 9~12일 18기 3중전회 … 시진핑의 중국 앞으로 10년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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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정치국이 다음달 9~12일 제18기 당중앙위원회 3차전체회의(3중전회)를 개최하겠다고 29일 발표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개혁이 본궤도에 올랐다. 3중전회 날짜가 확정됐다는 것은 향후 5~10년 국가개혁 청사진이 완성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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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3중전회에서 확정될 주요 개혁안은 지난 27일 국무원발전연구센터가 발표한 ‘383’ 개혁안에 대부분 녹아 있다. 즉 개혁 방향은 시장과 정부·기업의 삼위일체를 지향하고, 독점산업 개혁 등 8개 부문 개혁안을 마련하며, 성공적 개혁 추진을 위해 3가지 방안을 도출해 낸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확정될 8개 부문 개혁 내용을 보면 행정심사 간소화, 법치행정 강화, 청렴 공무원 연금제도 도입 등 행정관리시스템에 대한 집중 개혁이 돋보인다. 부패 척결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고질적인 국유기업의 독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철도건설 투자에 외자를 도입하고,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제한을 완화해 민간기업과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의 석유제품 가격 결정 개입 축소와 전력시장에 대한 경쟁 도입도 획기적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토지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현재 경작권만 가진 농민에게 토지 처분권과 저당권·양도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자본주의식 토지사유권을 인정하는 혁명적 조치다.

 금융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외국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예금보험제도나 금융기구 파산퇴출 시스템을 구축해 금융사의 파산퇴출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외자기업이 주목할 조치도 있다. 예컨대 에너지와 전신·금융 등 국가핵심산업에 대한 대외개방을 확대해 해외 선진 경영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외투자에 대한 심사를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외국과의 자유무역지대 설립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조세제도를 정비해 중앙과 지방정부 간 과세권 구분을 명확히 하고 ▶국민기초사회보장패키지 제도를 도입해 전 국민이 주거지와 관계없이 의료와 양로 등 기초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개혁 조치에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 공산당은 ▶주요 부문에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선진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며 ▶토지제도 개혁에 우선 주력한다는 것이다. 개혁은 2014년까지 단기적 조치를 끝내고 2015~2017년 중기개혁과제를 완수하며 2018~2020년 장기개혁 목표를 실행하는 3단계로 나눠 시행된다.

 그러나 문제는 개혁이 경제와 사회보장, 행정에 집중돼 있고 정치 부문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개혁의 핵심인 민주 선거제도, 언론 자유, 사법독립 등이 언급되지 않아 ‘383’개혁이 성공한다 해도 사회불만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절대권력인 공산당에 대한 상호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는 시 주석이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부패척결도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왕위카이(汪玉凱) 중국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사회 각 부문에 걸쳐 구체적인 개혁안이 제시돼 국민적 기대가 크다. 다만 개혁을 추진하면 반드시 손해를 보는 집단이 있는데 이들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와 개혁 실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시행착오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3중전회=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 격)를 열어 향후 5년 당을 이끌 최고지도부 구성과 당의 주요 안건 등을 논의한다.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어 당 총서기 등 지도부를 선출하고 이듬해 3월 양회(전인대와 전국정협)가 열리기 전 2중전회를 열어 국가주석과 총리 등 국가지도부를 선출한다. 이어 11월을 전후해 3중전회를 열어 향후 5년 당과 국가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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