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팀 실력 의외로 향상…다음대회 열전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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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4회 한·중·일고교생 바둑대회에 출전했던 한국선수단이 3년 연속우승의 영광을 안고 24일 돌아왔다.
일본기원과 나가노의 시나노·마이니찌 신문 및 신 월 방송주최로 l9·20 양일간 나가노에서 열렸던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단은 중국을 2대1로 이기고 일본을 3대0으로 제압, 모두 6전5승1패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일본과 중국은 똑같이 6전2승4패를 기록했지만 일본이 중국에 2대1로 이겨 2위를 차지했고 결국 중국은 3위로 떨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선수단이 의외로 수준이 높아 실력으로는 2위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다음대회가 만만치 않으므로 더욱 실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2일간에 걸친 대회장은 나가노에 있는 소화약대 여름학교강당. 해발 1천m가 넘는 분지로 여름에도 가끔 난로를 피운다는 서늘한 날씨였다.
대회 첫날인 19일은 상오의 개회식에 이어 하오부터 대국에 들어갔는데 대국규정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제한시간 각1시간30분에 흑4호반 공제였다.
1차 전에서 한국팀의 주장 박종렬군(18·남산공전 3년)은 중국의 소정덕 군을 맞아 집 백으로 불계승했다. 소 군은 원래 중국 팀의 3위 선수였지만 중국 측이 작전상 한국주장을 피하기 위해 내세웠으므로 박 군의 일방적 승리였다.
이어 허장회군(17·원주고 1년)과 일본의 스기모도 군과의 대국에서는 집 백의 허 군이 초반전부터 리드를 잡았고 중반에서 많은 실수를 범하고도 5호반을 이겼다.
20일 상오에 열린 2차 전에서는 강선범군(18·배 문고 3년)이 집 흑으로 일본의 엔도·게이꼬 양을 불계승으로 물리쳤다. 엔도 양은 이번 대회의 홍일점선수로 일본전국 여고생대회에서 1등한 실력자라고 했다.
이어 열린 허 군과 중국의 임국기 군과의 대국에서는 집 흑의 허 군이 경험부족으로 실 착을 연발, 불계패함으로써 한국팀의 1패를 기록했다. 중국의 임 군은 중국위기회의 초단으로 사실상 중국 팀의 주장이다.
이날 하오에 열린 3차 전에서 한국의 강 군이 작년 서울대회에도 출전했던 중국의 채상형군에게 집 백으로 11집 반을 이겨 한국팀의 우승은 확정됐다. 이번 대회의 마지막 대국인 한국의 박 군과 일본의 이시꾸라 군과의 대전은 이미 우승과는 관계가 없지만 한국과 일본 팀의 주장 대 주장대결이란 점에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대국은 두 선수가 모두 제한시간을 다 쓰고 초읽기에까지 버틴 열전이었으나 집 흑 한 박 군의 희생 마 작전에 백이 말려들어 결국 박 군이 불계승을 거두고 끝났다.
김수영<5단·대표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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