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컨디션 만드는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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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상명대(영양교육) 교수가 추천하는 ‘두뇌 활동 돕는 수능일 아침 식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수능을 치러본 수험생이나 뒷바라지를 해본 선배 엄마들은 막판 뒤집기나 파이널 문제 풀이보다 마지막 일주일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수능을 치를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집에 일찍 들어가 쉬었어요. 수능 당일과 같은 일정으로 마무리 공부를 하면서 시험 당일 컨디션을 준비했습니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문찬혁(19·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1)씨는 일주일 전부터 ‘수능 리허설’에 들어갔다.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이 시작되는 오전 8시 40분에 맞춰 언어영역 문제 풀이를 하는 식이었다. 평소 자정이 넘어 잠자리에 들곤 했지만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오후 11시에 취침해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났다. 오전 시간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씨는 평소 즐기지 않던 초콜릿을 먹었다가 시험 당일 애를 먹었다. 그는 “수능날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먹었다가 속이 좋지 않아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다”며 “평소 좋아하지 않던 음식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수면 관리부터 신경을 써보자. 서울대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수능 D-7일 동안은 밤을 새우거나 5시간 이하로 자는 건 무리”라며 “일반적으로 7시간 수면하는 게 적절한데 잠이 많은 학생은 8시간, 잠이 적은 학생은 6시간 정도 자며 컨디션 관리를 해보라”고 권했다.

 수능 전날에는 고사장 예비소집이 있는데, 지나치게 긴장하면 잠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가볍게 저녁 식사를 하고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푸는 게 좋다. 박 교수는 “가족 대화에서 수능이나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금물”이라고 했다.

  지난해 자녀가 수능 수험생이었던 이윤숙(48·서울 마포구)씨는 수능을 일주일 앞둔 기간에 아이와 부딪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불안한 마음에 늦게까지 공부하려는 아이를 아무리 늦어도 자정에는 자도록 시간 관리를 해줬다. 이씨는 “아이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굉장히 예민해지더라”며 “엄마에게 히스테리를 부리며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 같아 대부분 받아줬지만, 엄마도 긴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도 닦는 심정으로 마지막 일주일을 보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막내딸이 시험을 본 안미숙(46·경기도 고양시)씨는 “수능 일주일 동안 무리하게 공부해 봐야 효과가 없다”며 “이미 공부한 내용을 다지는 시기인 만큼 컨디션 조절이 더 중요하더라”고 회고했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김태규(19·서울대 언어정보학과 1)씨는 “자주 틀리는 문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새로운 문제집을 풀거나 다른 친구의 정리 노트를 보는 것보다 자신이 풀어온 문제집을 재점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점심 도시락. 차수수밥, 콩나물국, 감자호박전, 돈육메추리알조림, 우엉볶음, 호두멸치볶음, 배추김치, 바나나, 따뜻한 보리차나 생수.

단백질·철분 보강된 평범한 음식이 적절

 수능 당일은 집중해야 해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수능일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 두뇌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평소 아침 식사를 거르는 습관이 있다면 갑작스러운 식사로 소화가 안 될 수 있으니 일주일 전부터 아침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적절하다. 상명대 교육대학원 황지윤(영양교육) 교수는 “수능 당일 아침 메뉴나 점심 도시락을 수능 전 미리 만들어 먹어보고 소화에 문제가 없나 점검해 보라”며 “수험생을 위한 특별식은 거창한 보양식이 아니라 하루 필요 영양섭취 기준에 맞고 두뇌 활동을 도와주는 단백질·철분이 보강된 식단”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음식이라도 평소 잘 먹지 않던 음식이나 먹었을 때 속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는 음식은 피하라”며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 내 가스를 유발할 수 있는 콩류, 달걀,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 등도 너무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고생하는 수험생도 있다. 따라서 밥 위주로 좋아하는 반찬 한두 가지를 더하는 정도의 식단을 짜는 게 무난하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수험생은 요구르트 등 단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황 교수는 “장이 예민한 아이들은 야채나 과일, 나물을 많이 먹으면 설사할 수 있다”며 “평소 먹던 음식 중 속이 편안한 메뉴를 고르라”고 했다.

 커피·에너지드링크 같은 카페인 음료를 즐기는 수험생이라도 수능 일주일 전에는 마시지 않는 게 현명하다.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모든 혈관 특히 머리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머리 혈관은 긴장하면 수축되는데 카페인 음료까지 마시면 혈관을 더욱 수축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여학생들은 생리통도 고민이다. 생리통이 심하면 평소 먹던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혹시 모를 불안감에 참고 시험을 보다간 집중력과 컨디션이 엉망이 될 수 있다. 감기도 마찬가지다. 박민선 교수는 “콧물약은 잠이 오거나 가슴이 지나치게 두근거릴 수 있어 수험생임을 알리고 감기약을 처방받아야 한다”며 “약간의 진통소염제는 시험에 크게 지장을 주진 않기 때문에 무작정 참는 것보다 심한 감기의 경우 약 복용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소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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