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분위기 사흘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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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8·29일 이틀동안 이범렬 부장판사들에 대한 검찰의 두차례 구속영장신청과 기각, 이에 따른 서울형사지법 판사들의 집단사표로 팽팽이 맞서있는 법원과 검찰청 주변은 30일까지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날 정상 출근한 판사들은 대법원장에 의해 임의 제출한 사표가 반려된 후에 취할 행동과 지난 29일 야간국회에서 신민당소속국회의원들의 질의와 신직수 법무장관의 답변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또 법원직원들은 지난 29일 하오 검찰이 서울형사지법 직원 2명을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한데 대해 검찰이 법원에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 사태진전에 근심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또 문제의 이부장판사와 최공웅 판사는 평소보다 조금 늦은 상오9시40분쯤 출근, 판사실에 들른 동료판사들과 함께 국회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대정부질문과 신법무의 답변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한편 2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 29일 밤늦도록 자리를 지켰던 서울지검공안부 최대현 부장검사는 이날아침 『관사와 검사는 고독해야 한다』고 말하고 『고위층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소신대로 수사를 계속 하겠다』면서 표정을 굳혔다.
사건담당 이규명 검사도 이날아침 평소보다 10분 빠른 상오8시50분쯤 출근, 국회에서 자기를 피의사실 공포죄로 고발하겠다는 논의가 있은데 대해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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