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허덕이는 대구섬유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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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구의 섬유업계 불황은 마침내 김 총리의 지시에 따라 특별조사단이 파견되기에까지 이르렀다.
대구시내의 섬유 업체 수는 무려 8백79개, 이 가운데 종업원 2백명 이상의 대 「메이커」는 17개 업체뿐이며 나머지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섬유업계의 불황은 자금의 영세성과 과당 경쟁으로 인한 출혈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있다.
즉 소규모 시설로는 채산을 맞추기가 어려운데다 시설마저 대부분 낡았고 기술도 낙후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만성적인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대구섬유업체의 자금 구성내용은 자기자금이 60%선이며 40%가 차입금인데 차입금 중 53.8%가 사채다.
때문에 자금 「코스트」가 높다는 것도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있다.
지난 1.4분기중의 제품재고비율은 모직이 3.1%, 면직물 15.6%, 견직물11.5%, 편직물 13.6%를 나타내 모직을 제외한 다른 직물업계의 판매실적이 부진함을 입증하고있다.
이러한 출고동향에 따라 보유시절을 「풀」 가동하고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으며 또한 보유시설의 개체도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2만9백29대의 직기 중 12.3%에 해당하는 2천5백53대가 27년 이상이나 된 낡은 것이며 7백13대(3.4%)가 20년 이상, 1천5백10대(7.2%)가 17년 이상 된 것들이다.
68년 이후에 도입된 직기는 전체의 18.4%인 3천8백56대에 불과하다.
대구섬유업계는 당장 개체해야 할 시설이 28.4%가 된다고 보고있다.
종합적으로 본 대구섬유 업계 불황의 원인은 ①소규모 생산 ②시설 노후 ③자본의 영세성 ④경영의 불합리 ⑤시설 과잉 및 과당경쟁 ⑥기술의 낙후로 수출산업화를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고있다.
이러한 불황을 타개하는 지름길은 동종 기업간의 합작으로 규모를 대형화하는 것이 필요하나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전혀 나타나자 않고 있다.
특히 인천·부산 등지에 대규모 섬유업체가 건설되어 대구섬유업계는 지금까지의 주도적 위치를 잃어가고 있으며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한 이 업계의 소생은 힙들 것 같다.<대구=이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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