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백출…서정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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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일간에 걸친 김종필 국무총리의 첫 지방행정순시는 16일 경북도청을 마지막으로 끝났는데, 그 동안 지방행정보고에서 한가지 공통된 점은 중앙의 방침에 맞추어 서정쇄신항목을 「브리핑·차트」에 빠짐없이 넣은 것.
각 도가 마련한 서정쇄신방안에는 외식금지·요정 안 가기·경조금 적게 내기·경어쓰기운동·안주고 안 받기 운동·대민 업무에 대서편의제공 등 각양각색.
김 총리는 가는 곳마다 깨끗한 행정, 국민의 협조를 받는 행정을 강조하고 『그러나 여론이라는 것은 어느 일면에서는 얄팍하고 성급한 것인 만큼 그것에만 따라 우왕좌왕하지 말고 소신 있는 행정을 하라』고.
【대구=윤용남기자】
김용식 외무부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공개행정·「미니」행정 (아무 것도 감추지 않겠다는 것)을 내세웠지만 국·과장급 실무자들은 무슨 일만 있으면 입을 꼭 다문다.
판문점대표 교체문제를 논평한 어느 국장이 야단을 맞은 후 실무자들은 더욱 움츠러든 느낌.
주한일본대사관 공보관 개설을 위한 구술서가 외무부에서 한일실무자들간에 상호 교환되는 날만해도 일본대사관측은 사전에 이를 알렸는가 하면 한국측 담당자인 공노명 동북아 과장은 대일 감정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마치 대단한 비밀조약이라도 맺은 듯이 『그런 일이 있었느냐?』 『전혀 모르는 일이다』고 딴청-.
공화당간부들은 15일 하오 정부·여당 연석회의가 끝난 뒤 연쇄모임을 갖고 소속의원들의 국회상위배정과 예결위원 선정을 매듭짓는 한편, 상임위원장 인선문제를 협의했다.
김재순 원내총무는 당의장실에서 백남억 당의장·길재호 정책위원장과 이 문제를 협의한 뒤 길전식 사무총장에게 내용을 설명했다.
당 간부들은 모두 『위원장인선 내용이 너무 빨리 노출되면 당내반발이 있을 것이므로 개원 전후에나 매듭짓겠다』고 했는데 무임소 당무위원들의 기용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은 듯.
15일 당무회의에서까지도 거론된 당무위원의 위원장 겸직문제는 고위 당 간부들이 이를 추진하는 반면 『도당위원장에, 당무위원에 상임위원장까지 겸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반발이 커 주춤하고 있다는 것.
신민당의 징계바람에 대해 유진산씨는 한 당 간부로부터 전화를 받고 『누가 그랬느냐』고 물었다는 얘기고, 양일동씨도 『징계야 옳지만 시기가 나쁘다』해서 정무위원급 당 간부들은 표면적으로 누구도 사전에 몰랐다는 기현상.
그러나 당내에선 누군가의 조종 없이 당기위원급에서 주동할 수는 없다는 풀이.
16일 「뉴코리아·호텔」에서의 비주류모임에선 『당기위가 끝난 뒤 여기옥 부위원장은 유진산씨에게 맨 먼저 달려갔고, 징계문제에서 가장 강경했던 양덕인씨는 양일동씨 사무실에 달려가 『무척 힘들게 해놨다』면서 수선을 피웠다는 사실을 들어 『누구라는 것은 뻔하지 않느냐』는 풀이가 많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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