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검사역이 익사체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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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금융계 과당 예금 유치 사건에 관련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아 오던 한일은행 검사역 (부장 대우) 최연주씨 (48·서울 영등포구 화곡동 39의 3)가 6일 하오 2시30분쯤 한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죽은 최씨의 시체는 이날 제2한강교 제3교각 밑에 떠 있는 것을 「보트」놀이를 하던 김경태 군 (20·한강 「모터·보트」 관리인) 등 2명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있었다.
목격자 유경수씨 (25·동대문구 답십리 4동) 에 의하면 지난 3일 낮 12시30분쯤 「택시」로 영등포 쪽으로 가다가 제2한강로 중간 지점에서 검은색 양복 차림의 최씨가 난간에서 머뭇거리다가 한강에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최씨는 예금 유치 사건에 관련되어 지난 2일 검찰에서 심문을 받았는데 그 날 저녁 집에 돌아와 부인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고, 다음날인 3일 상오 평상시와 같이 은행에 출근한다면서 나간 후 행방불명이 되었다. 경찰은 최씨가 부정 융자 사건과 관련,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충격을 받아 자살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지만 그가 평소 빚이 많았다는 정보를 입수, 사인을 다각도로 수사중이다. 경찰은 최씨의 시체 해부를 국립 과학 수사 연구소에 의뢰했다.
최씨는 작년 10월29일 을지로 지점장에서 본점 영업 부장으로 영전되었으나 지점장 대리 당시 모 사업체에 l천5백만원 가량을 투자한 것이 실패, 채권자들이 몰리는 등 말썽이 일자 은행에서는 최씨를 한직인 검사역으로 좌천시켰다 한다. 최씨는 이러한 일로 늘 고민, 동료들에게 『수면제를 안 먹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한다.
이럴즈음 은행 「커미션」사건으로 검찰에 소환 당하는 등 복잡해지자 더욱 심한 충격을 받아 자살했을 것이라고 은행 동료들은 말했다.

<죽은 최연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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