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8)-무리한 체력검사|김성수<서울체육학교 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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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전국 초·중. 고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도체력검사에서 많은 학생들이 무리한 검사종목 때문에 졸도하는 등 사고가 일어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있다.
지금 실시하고 있는 체력검사 종목은 앞으로 굽히기·윗몸 일으키기·왕복달리기·턱걸이·오래달리기·제자리넓이뛰기·50m달리기·악력 등 9가지인데, 그 중에서 오래달리기가 제일 문제가 되고있다. 오래달리기는 중·고 남학생의 경우 1천m, 여학생은 8백m인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풀·코스」를 달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중에서 졸도하며 뛰고 난 다음에 쓰러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에 실시하고있는 체력검사는 올해 처음 하는 것으로 미국일부에서 시험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른 것에서부터 문제점을 내포하고있다.
외국학생과 우리 나라 학생의 생활양식이 다르고 생리적인 조간, 영양상태 등이 다른데도 이 기준을 한국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이 기준자체가 선수선발 때 사용한다든가 특수 장병선발에 필요한 것을 기르는데는 참고될 수 있겠지만 일반국민의 기본체력육성에 필요한 종목과 정책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면 마땅히 종목을 줄이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한국적이며 실생활양식에 맞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종목을 첨가해야한다.
체력검사를 실시하고있는 담당자들은 좀더 깊이 한국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현행 방침을 점차적으로 향상 시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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