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6)길러가며 잡는 낚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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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나무 잎이 다 떨어진 초겨울에 비행기로 남쪽으로 종단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시뻘건 대지 위에 여기저기 새파란 반점이 보인다. 자세해 보면 새파란 반점이란 것은 저수지인데 어제 마치 붉은 대지에 뚫어놓은 새파란 구멍같이 눈에 선명하다. 우리 나라(남한)에는 약 1만1천 개의 저수지가 있다. 이 저수지의 면적과 하천의 면적을 합쳐서 내수 면이라고 부른다. 이 내수면 중에서 양어를 할 수 있는 면적은 약 4만 정보나 되는데, 우리는 이 아까운 면적을 놀리고만 있는 실정이다. 일본은 1년 동안에 내수 면에서 잡는 어물 류가 약 15t이 되는데, 우리 나라는 고작 1천t에 불과하다. 그네들은 내수 면에서 송어·뱀장어·금붕어·개구리·진주 등을 양식해서 1년에 18억 원이나 해외수출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냥 놀리고만 있는 실정이다. 에이커,「에이커」, 즉 1천3백 명의 저수지에다 치 어를 넣고 가끔 먹이를 주면 1년에 1내지 3t의 고기를 기를 수 있으므로 4만 정보의 양어가능 내수 면을 잘만 이용하면 매년 80t의 담수어를 얻어서 국민에게 동물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일조 일 석에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런 목표를 향해서는 우선 민물고기를 보호하는 사상부터 계몽해야 할 것이다.
이번 7월22일부터 지방장관에 지정하는 저수지에 한해서만 낚시꾼에게서 낚시요금을 받는 대신 그 물질이나 폭약을 사용하여 치어 까지 멸종시키는 행위를 방지하는 동시에 부화시킨 치 어를 넣어서 양어의 기본정신부터 기르자는 계획에 대해서 나 같은 낚시꾼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바다.
여기서 받은 낚시요금은 개인의 막걸리 값으로 유용 되지 말고, 지역사회의 건설과 미화를 위하여, 그리고 어족 보호를 위하여 적절하게 쓰여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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