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극장서『알 수 없는 노릇이군』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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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극단 실험극장은 37회 공연으로 스위스의 세계적 극작가 프리드리히·뒤렌마트의 그로테스크·코미디『알 수 없는 노릇이군』을 황은진 연출로 16일∼20일(낮 3시30분·밤 7시30분) 국립극장에 올린다.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재위치의 정립을 시도하는 뒤렌마트는 이 작품에서『죽음은 우리가 마지막 도달하게 되는 생의 극점이다. 그러나 죽음은 단지 앤티클라이맥스, 곧 최종적 전령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주제 위에서 주인공 볼프강·슈비터의 움직임을 통해 비극과 희극사이에 놓여 있는 그로테스크 한 상황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얼마 전 한 병원에서 죽었다가 소생한 노벨상수상작가 슈비터는 두 번씩 발부된 사망진단서에도 불구하고 땅속에서 뛰쳐나와 끊임없이 작렬하는 생명력으로 주위의 여러 사람들을 차례차례 저세 상으로 보낸다.
이 작품은 66년에 초연 됐는데 관객은 물론 비평가들까지 당황시켰다. 이 작품만이 지니고 있는 웃음·놀라움·두려움의 두리뭉수리는 부조리의 작품 세계에서도 뚜렷한 조화를 이루고있다.
강두식 교수가 번역, 오현경씨가 주인공 슈비터 역을 맡고 김순철 정해창 최응찬 이정길이혜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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