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총장 모두 여용여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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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창립10주년을 맞은 중앙 정보부는 10일 영빈관에서 전직·현직간부들과 외무·내무·법무·문공 등 관계장관을 초대한 조촐한 자축「칵테일·파티」를 가졌다.
이후락 정보부장은 5명의 전직부장을 소개하면서 초대부장인 김종필씨는 국무총리로 임명되어 이 자리가 더욱 빛나게 됐다』고 말했으며 김형욱 제4대 부장은『남산 호랑이』라고 소개.
이 부장은 또『놀라지 마십시오. 중앙 정보부 출신 가운데 국회의원이 13명이 나왔습니다』라면서 이름을 일일이 부르고 『끝으로 민중당의 김재춘의원이 계십니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역대부장5명은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기념 촬영도 했는데 미국CIA 차장인「로버트·E·쿠시먼」2세 중장이 파티에 참석키 위해 일부러 내한했다고.
김종필 국무총리는 10일 후에 청구동 자택에서 삼청동 공관으로 이사할 계획.
백두진 전 총리는 10일 공관에서 맨션·아파트로 이사를 끝냈는데 공관은 낡은 보일러 시설, 욕실과 2층의 내부시설 등을 손질하느라고 이사가 늦어지는 것.
총리직을 물러난 백두진씨는 10일 하오 중앙청으로 김 총리를 방문, 약20분간 요담 했는데 백씨는 『이사 급 모두 마쳐 인사하러 왔을 뿐』이라면서 당의 요직개편에 관련된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편 백 전 총리가 타던「링컨·콘티넨틀」승용차는 낡아서 수리를 하게 되어 김 총리는「캐딜랙·플리트우드」를 승용차로 쓰고 있다.
11일 상오 중앙당 제1회의실에서 열린 공화당의 신·구 사무총장 이 취임식엔 당선자들이 거의 참석해서 성황.
백남억 저 당의장은『신·구 총장이 모두 여용여경 같아 마음 든든하다』고 했고 정책위의장으로 전임하는 길재호 전 총장은『방만이 재배치되어 방을 옮기는데 불과한 기분』이라면서 『멀지도 않으니 정책분야에「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귀띔을 해달라』고 부탁.
그는 또『신·구 사무총장이 모두 길씨라서 말이 좀 있는 모양인데 길씨가 희성이라 눈에 띌 테지만 엄격히 마지면 배달민족 모두가 한 집안이나 마찬가지니 필요이상의 말이 없었으면 한다』고도.
신임 길전식 사무총장은『큰살림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젯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철만을 밟아서는 안되고 새로운 구상을 해야할 것』이라면서『당을 평시체제로 바꾸어야할 시기이지만 능력에 따라 인사를 할 테니 들뜨지 말고 공백이 없도록 일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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