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되풀이|권일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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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산에 사는 새들이 종이 되어서
누군가 먼 발치 나의 울음을
조롱 밖 자유의 천지에서
대신하여 저리 우는 이는.
슬픔은 차라리 망각의 종교로 남고
등 굽은 지평과 도시의 해질 녘
그리하여 하산하는 이들의 가슴속으로
머언 바다의 「오로라」가 떴다.
항구는 고전적인 추억들이 물 살 이는 곳
원교의 구름 자락 끝에서 산이 울고
웬 일로 오늘은 이렇듯 가슴을 깎는
돌아가는 여인의 진주 그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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