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단일 지도 체제론 후퇴|비주류 측 태도 누그러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신민당의 체제 개편은 집단 지도 체제로 당론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그 동안 단일 지도 체제를 내세워 온 김대중씨가 2일 『새 지도 체제는 당의 중론에 따르겠다』고 신축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의원 당선자를 포함한 주류 및 중도는 노장과 중견 층이 함께 참여하는 집단 지도 체제가 당의 총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집단 지도 체제를 택할 경우에는 김홍일 대표서리가 당 대표직을 그대로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당 간부들은 전망하고 있다.
당초 단일 지도 체제론도 강력했으나 이 경우에는 치열한 당수 경합으로 내부의 동요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대두되어 집단 체제론이 우세해진 것이다.
그러나 개편 시기에 대해서는 김대중씨가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김영삼 이철승씨는 전당 대회를 연기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유동적이다.
고흥문 김영삼 이철승 김재광씨는 1일 저녁 전당 대회 개최 문제를 논의한 끝에 연기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 모임에선 『8대 국회 개원이 촉박한 지금 전당 대회를 치를 시간적 여유가 없고 진산 파동의 뒤처리, 일부 지구당 개편과 당헌 개정 문제 등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대회를 연기하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졌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나 김대중씨는 2일 『당수 부재로 마비된 당 기능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전당 대회를 조속히 개최하여 당권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 체제의 정비 없이는 당내 혼란을 장기화시키고 대여 투쟁에 차질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일사 불란한 단결을 요구하는 국민을 실망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도 체제 문제에 관한 주류·비주류간의 의견 접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김홍일 당 대표서리 등 중도계 간부들은 양측과 수시로 접촉을 가져 이 문제와 아울러 전당 대회 개최 시기 문제를 조정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