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국회 여성의원들의 설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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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렸을 때부터 꼴찌라곤 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됐습니다.』 공화당 전국구 마지막 차례(27번)로 당선된 편정희씨(54·여성경제인협회회장)는 이렇게 웃으면서 말을 꺼냈다.
전국구후보명단이 발표됐을 때 비교적 생소한 인물로 꼽혔던 편 여사는 그러나 20년 가까이 「정치」와 인연을 끊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2대 국회의원선거 때 출마했던 부군 정운수씨(64)의 선거운동에서 비롯된 편 여사의 정치활동은 3대 때는 자신이 자유당후보로 경북상주에서 출마까지 했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공화당 창당 「멤버」이기도 하다.
『여가로서 정치활동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불만들을 우선 하나씩 해결하도록 해보겠어요.』 편 여사는 특히 후배를 기르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여권계몽에 뜻 있는 여성들, 또 정치학 법학 상경계통 등 여성으로선 어려운 공부를 하는 분들을 힘닿는 데까지 도울 생각입니다.』 그는 여성의 문제는 아무래도 여성들 자신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여야를 초월한 여성의원들의 단합으로 근로여성문제 등 광범위하게 파헤쳐 보겠다고 덧붙였다.
경기여고와 일본음악전문학교를 거쳐 미 「줄리어드」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던 편 여사는 지난 25일 투표를 끝내고 이내 시민회관 「레진·크레스펭」독창회에 갈 정도로 아직 「소프라노」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있다.
그래서 그는 음악계 특히 「오페라」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예술계 대표 못지 않게 문화인들을 위한 일을 해보겠다』고 했다.
경북 경주출신인 편 여사는 2남1여가 모두 미국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제아동문학 교류협회에서 주한외국인 어린이들에게 한국을 익혀주는 일을 커다란 보람으로 삼고 있다. 【편정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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