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학 대회와 아주문제 연학술 강연-엘리트 문화와 매스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매스·미디어」의 급격한 팽창은 대중문화의 내용을 크게 증대시켜 왔다. 이에 따라 한국사회도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문화에 대해 문화의 저속화, 대중적 상품화 등으로 예상되는 사회적 역기능에 촛점을 맞추고 비관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대중문화와 「엘리트」문화는 윤리적 측면에 앞서 그 「커뮤니케이션」관점에서 구별되어야 한다.
이 두개의 문화유형에 대한 사회적 평가기준도 분리해야 한다. 대중문화의 내용에 대해 많은 미학적 윤리적 비판이 있었다. 흔히들 「스테레오·타입」, 피상성, 저속성 등을 들면서 금욕주의적 전통이나 순수예술의 평가기준을 적용하고있다.
이같이 대중문화에 대해 「엘리트」문화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올바른 평가의 척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 두 문화유형 간에는 「커뮤니케이션」과정에서 볼 때 전연 다른 상황이 생긴다.
흔히 문화를 고급문화와 민예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고급문화 또는 「엘리트」문화에서의 예술가들은 일반대중의 분위기보다는 예술적 세계의 분위기에서, 시사성보다는 영속성을 추구한다. 그들은 사회의 동의에 개의치 않는다. 민예 또는 대중문화를 포함하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받아들이는 자들의 반응과 평가를 평가기준으로 하는데 비해 예술적 「커뮤니케이션」은 사적인 기준, 즉 개인의 자아실현을 기준으로 한다.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은 타자의 반응을 전제로 하는 사회적, 공적상황에서 탄생된다. 이러한 속성은 자유사회에서는 타자에의 배려를 더욱 필요하게 한다.
「매스·미디어」가 팽창해 가면서 「엘리트」문화의 내용이 대중문화화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를 「엘리트」문화의 미학적 평가기준으로 비평함으로써 종사자들은 심한 가치관의 갈등을 겪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미국과 소련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중문화에 대한 비평을 「엘리트」문화의 평가기준으로 비판하고 소련에서는 「엘리트」문화, 즉 예술적 「커뮤니케이션」을 사회적 기능면에 중점을 둔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 평가한다. 【강현두 교수<서강대조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