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류가정을 통해 본 어린이 문화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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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동문화」라는 용어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우리 나라 어린이들에 있어서는「문화 실조」상태가 지적되어 왔다. 이대교육과의 김태연 이동원 이은화 교수는 서울 중류가정의 3살∼7살 사이의 아동 2백64명을 상대로 문화환경을 조사, 다음과 같이 실태를 밝히고 있다.
◇인물환경=유아시절의 인간관계는 정신건강의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된다. 유아들이 가장 많이 접촉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알아본 결과 ①형제 (20%) ②어머니(19%) ③아버지 (18%) ④할머니·식모(9%) ⑤친구(8%)로 나타나있다. 대졸이상의 어머니 집단에서는 접촉도가 18·7%로 낮은 대신 식모에서 11%로 높아지고 있는데 혈연관계가 아닌 식모의 접촉도가 높은 것은 주목 할만 하다.
친구를 사귀지 않고 있다는 유아는 3살 집단에서24%, 4살 18%, 5살 13%, 6살8%, 7살 5%로 나타나 12%나 되는 어린이들이 가족들과의 접촉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를 갖고 있는 88%의 어린이들이 친구를 사귀는 기회는 유치원(15%) 골목길(42%) 친척·친지의 방문 (33%) 등으로 나타나 있다. 이 나이에 친구를 갖는 것은 매우 필요하고 자연스런 일이므로 친구가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기회를 주도록 해야할 것이다.
◇물질환경=유아의 물질환경에서는 주로 완구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조사대상자인 2백64명이 가지고 있는 장난감은 1천7백77개였는데 이중 소꿉놀이·자동차 둥의 생활완구가 62%, 미끄럼틀·공 등의 운동완구가14%,「크레용」·조립식 집 등의 구성완구 12%, 「실로폰」·오똑이 등 감각완구 9%, 책 3%의 순서였다.
남자아이들은 평균 8개, 여자아이들은 평균5개의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
감각완구에서는 장난감전화(남33%· 여41%) ,나팔 (남10%· 여11%) ,피아노(남7%·여20%), 구슬 (남12%·여2%) 등이 많고, 운동완구에서는 공(남44%·여61%), 자전거 (남22%·여19%), 야구방망이와 장갑(남7%), 고무튜브(여5%) 등이 많다. 생활완구에서 남자어린이는 자동차(23%), 동물모형(17%),총 (16%)의 순서이고 여자어린이는 인형(27%),소꿉(22%), 자동차(16%)의 순서이다. 구성완구에서는 집짓기(남·63%·여56%), 숫자글자판(남15%·여10%), 물놀이도구 (남6%) 등이 많다.
완구 아닌 살아있는 동물과 같이 놀아본 일이 있는 어린이는 71%였으며 같이 놀기 좋은 동물로는 강아지(33%), 고양이(19%), 병아리 (14%), 닭(6%), 토끼(6%), 금붕어(7%), 새(8%), 개미(1%) 등을 들고 있다. 30%의 어린이가 전혀 동물과 접촉한 경험이 없다는 것은 도시어린이의 약점으로 보충해 줄 필요가 있겠다.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사다주는 사람은 어머니(42%), 아버지(40%), 할머니 (5%), 고모나 이모(4%)이며, 장난감을 사는 곳은 백화점(26%), 완구점(32%), 보통가게(35%), 노점(1%) 등으로 나타나 있다.
정기적으로 장난감을 사다주는 부모는 1%뿐이며 아이들의 요구에 따라(19%), 부모들의 기분에 따라 (50%), 혹은 특별한 날에(26%) 사다주는 경향을 보인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마음대로 가지고 놀게 한다는 부모가 78%로 바람직한 현상이었으나 13%는 부서뜨리지 않게 조심시킨다고 말하고 4%는 파괴하면 야단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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