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방」과 「시몬·시뇨레」 첫 공연|불 영화 『고양이』서 노부부로 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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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거물급 「스타」 「장·가방」과 「시몬·시뇨레」가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대결, 「파리장」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배우가 공연한 작품은 「조르지·심농」의 소설을 「피에르·그라니에·드페르」감독이 영화화한 『고양이』. 이 작품은 연초부터 「파리장」들을 울렸던 『죽도록 사랑해서』에 뒤이어 지난주 「파리」에서 개봉, 그에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있다.
올해 65세의 「장·가방」은 1930년 24세 때 『기회는 누구에게나』에서 「데뷔」, 이제 배우생활 41년을 맞았다. 46년 25세 때 『이상적 부부』로 「데뷔」한 「시뇨레」는 올해 나이 50세.
두 배우는 지금까지 1백여 편이 넘는 출연작품에서 공교롭게도 한번도 만나지 못하다가 이제 은퇴할 나이가 다 되어 처음으로 공연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가방」과 「시뇨레」가 권태로운 노부부로 분장, 대결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이 영화에서 「가방」과 「시뇨레」가 맡은 역은 「줄리앙」과 「클레망스」라는 60대와 50대의 노부부. 이 두 부부는 식탁도 같이 쓰지 않고 서로 말도 않고 살아가는데 그렇다고 헤어지지도 않는다. 다만 의사소통이라고는 종이쪽지에 편지를 써서 손가락으로 튕겨 버리는 정도.
「그라니에·드페르」감독은 이들 부부의 과거와 심리묘사를 재미있게 전개해 나가는데 결국은 부인이 심장병으로 죽게되자 남편도 부인을 따라 쾌히 자살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오랜만에 적역을 맡아 열연한 「장·가방」은 요즘은 차차 영화가 주는 즐거움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배우가 화면에서 실제의 나이와 같은 역을 해보는 것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말대로 『「줄리에트」역을 더 이상 해낼 수 없는 여배우』가 된 「시뇨레」는 『늙은 배우가 늙은 그대로 화면에 나오는 것은 오히려 「팬」들에게 친근감을 줄 것』이라면서 만족해하고 있다. <불 「렉스프레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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