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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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설악면사무소 내 시체안치소에 모여있던 30여명의 유족들은 11일 하오 1시까지 삼일운수 대표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대책 본부에서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자 『시체를 떼메고 서울로 가자』고 외치며 30여구의 시체를 면사무소 앞 큰길에 내어놓고 농성을 벌이는 등 소동을 빚었다.
흥분한 유족들은 이날 낮 12시10분쯤부터 시체 안치소 안의 전등과 유리창 등을 때려부수고 박경원 내무장관·경기도지사 등이 보내온 조화를 짓밟아 창 밖으로 내어 동댕이친 후 면장실에 마련된 대책 본부에 몰려갔다고 이때 기동경찰 50명이 출동, 흥분한 유족들을 제지하려들자 유족들은 『우리가 데모를 하느냐, 왜 기동경찰이 나오느냐. 억울한 목숨들을 살려 내라』고 울부짖으며 면장실의 유리창·의자·책상 등을 마구 부숴 면사무소는 수라장이 되었다.
대책 본부를 지키고 있던 최정환 경기도 경찰국장을 비롯, 20여명의 요원들은 기동경찰을 철수시키고 덤벼드는 유족들을 피해 면사무소 뒷문으로 도망치는 사태를 빚었다.
대책 본부와 면사무소의 모든 사무실은 유족들이 검거, 행정 기능이 마비되었다.
한편 유족 대표 20여명은 이날 상오 7시에 대책본부에 몰려 위자료 장례식 문제 등 사후대책을 밝혀달라고 농성했다.

<삼일운수>본사 서울 한남동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3가65 시외 버스 종점건물 2층에 본사를 둔 삼일운수는 48대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사고버스인 경기 영5-735호는 청평 영업소 소속으로 청평과 회곡간을 하루 2회씩 왕복하고 있었다.
이 버스는 69년3월 국산조립 차주 이길룡씨(64)가 매입, 70년12월30일 정기차량 검사를 받았고 오는 6월29일에 다시 검사를 맡을 예정이었다.

<운전사 임씨>
사고운전사 임씨는 경기도 가평군 읍내리에서 살며 부인 김귀순씨(33)와 어머니 이문수씨(55) 맏딸 혜경양(9·가평 국민교 2년) 맏아들 동성군(6) 둘째딸 혜진양(3) 등 5명의 가족을 거느린 가장.
10년 전부터 화물 트럭운전사로 일했고 4년 전에 삼일운수에 취직, 서울∼위곡 서울∼청평간을 운행해왔다는 임씨는 술은 입에도 못 대고 남과 다투기 싫어하는 성격. 작년 12월24일엔 양주군 미금면 평내리 커브 길에서 사고를 내 7명이 부상하고 차체가 타버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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