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5)온 마을이 학교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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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학교의 겉모양을 보면 그 나라의 발전상을 알 수 있고,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보면 그 나라의 장래를 예상할 수 있으며 학부모들이 학교에 드나드는 이유를 보면 그 나라 민족성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학교는 한민족의 과거·현재·미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있는 것이다. 이번에 당국은 「온 마을 교육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키로 하고 그 방안으로 지역사회에 각급 학교를 개방하도록 할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어머니학교」라는 이름으로 자모들을 모아 사회명사들을 초청하여 교양강좌를 하는데 나도 몇 번 참석해봤지만 결과가 참 좋았었다. 학교시설이 사회인들에게 개방되고 좀더 많은 어머니들이 모여 자녀들의 교육·가정운영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공부한다면 사회에 크나큰 보탬이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 나라에는 아직도 문맹자가 많다. 이들에게 눈을 뜨게 하는데 학교는 마땅히 도장이 되고, 시간에 여유가 있는 분들은 자진해서 교사가 된다면 학교시설 개방은 민족 발전사에 큰 자취를 남길 것이다. 물론 학교시설을 그곳 지역사회에 몽땅 개방하는데는 그 방법여하에 따라서 개방범위가 결정될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은 공립학교의 경우는 몰라도 사립학교의 경우 아직 시설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사회인들에게 모든 시설을 무조건 개방한다는 것은 시일을 요하는 문제일수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당국자와 학교측이 앞으로 협의하여 해결할 문제이지만 학교가 지역사회개발의 도장이 되어야한다는데 이의가 없는 이상 학교시설은 최대한 개방되어 효율적으로 사회발전에 이바지해야 될 것이다. [김영옥(동대문여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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