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서 소 망명작가 이색 연극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소련의 망명 극작가 「니콜라이·텔레키」 (68)의 작품 『코메디아』가 최근 서독의 「본」 에서 공연되어 이색적인 연출효과를 보여 주목을 끌었다.
1919년 소련혁명과 함께 「터키」로 망명했던「텔레키」 는 「체코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스위ㅅ」등을 전전하며 현실과 거리감이 있는 무대에 생생한 현실감을 불어 넣어 주겠다고 『이그나치으·에스페로스의 역능』 『유대로부터의 추방』등의·작품을 발표 해온 극작가.
『코메디아』 의 무대는 막이 오르더라도 일반이 기대했던 것처럼 무대장치와 배우가 눈에 띄지 않는다. 무대 위 사방에 거울을 다면적으로 배치하고 배우는 관객석에 끼어 앉아 자기네끼리 잡담을 하거나 연출자와 입 씨름을 한다.
관객석에서 늙수구레한 신사가 일어나 연출자에게 욕설을 퍼붓자 관중이 우루루 무대위로 올라가 거울을 보며 제 나름의 「애정관」 「직업관」을 토한다.
관객이 연출자를 쏘아 붙이는 시늉을 하면 「성」스러운 소방관이 부활시켜주는가 하면 『극장 안에서 싸우지 말라』는 점쟎은 충고가 관객석에서 튀어나오는 등 극장 안은 뒤죽박죽.
그러나 종국에는 무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극장 뒤로 나가 사형집행인에게 총살 당하는 것으로 이 연극이 끝난다.
『코메디아』 의 연출을 맡은 「한스 회 요아힙하이제」씨는 이 연극은 관중을 연극에 참여시킴으로써 현실적인 불만이나 문제의식을 자극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