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전에는 마치 야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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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의 수원 유세 장에는 멀리 시흥과 화성·용인 등 변두리에서 아침 일찍부터 청중이 모여 들였다.
이들은 아침 식사도 설쳤는지 오정도 안돼 강연장에서 도시락을 들었으며 화성군에서 왔다는 부녀자들은『우리를 태워다 준 차가 두번 왕복을 해야하기 때문에 부득이 일찍 오게 됐다』고 했다.
강연장입구에는 상인들이 들끓고 20여개의 고성능「스피커」에서는 유행가가 흘러 나와 아침나절에는 유세 장이 아니라 마치 야유회 같은 느낌.
19일부터「홈· 그라운드」인 호남지방유세에 나선 김대중 신민당후보는 하루 다섯 번씩 연설을 해야하기 때문에『고향에 계신 여러분에게 얼굴이라도 보이러왔다』 고 서두를 꺼내지만 연설시간이 길어져 하루 한 곳은 야간연설을 한다.
김 후보는 19일 저녁 장흥에서 보성으로 가는 차 중에서 기자들과 만나『공주유세가 가장 힘들더군. 사람은 많았지만 박수도 안치고 웃지도 않고 조용히 듣기만 하더라』 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서울과 부산유세에 많은 청중이 모였다는 얘기를 하며 연설도중『이제 선거는 결판이 났다』 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부정축재자명단을 곧 공개하리라는 소문이 있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국민이 모두 아는 사실이니 공개 한거나 다름없고, 정치보복을 않겠다고 해놓고 특정인이름을 대는 것은 정권에 도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모순이고, 국민들이 시원해하겠지만 일일이 국민들의 욕구에 영합하면 너무 큰 자극을 주게되기 때문에 공개 않기로 했다』 고
공화당의 충남지방유세에서는 충남출신인 김종필 부총재의 75년 박대통령후계문제가 특히 많이 거논돼 이채.
김룡태 도지부위원장은19일 신탄진 연설회에서『이번 선거 후 김종필 부총재가 박대통령의 후계자가 되는 보장이 있다』면서『나의 이 말이 사실이 아닐 때 모든 공직에서 떠날 것을 도민에게 약속하겠다』 고 장담.
김 부총재의 충남유세에서도 현지 당 간부들이 비슷한 얘기를 하는 등 이 지방에선 특히 후계자론이 풍성한데『이런 설득방식이 아니면 표를 모을 수 없다』는게 당 간부들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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