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반대는 단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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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3일 『요즘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예비군 철폐나 국군 감축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단견』이라고 말하고 『모든 국민들이 일치 단결, 가일층 분발해서 국력을 더욱더 길러야할 이 마당에 국민의 단결을 어지럽히고 국력 배양에 역행하는 경망한 행동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할 수 없는 「망국의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금산에서 열린 「7백 의총 보수 정화 공사 준공식」에 참석, 치사를 통해 이와 같이 말하고 『만일 우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공리공론으로 서로 다투다가 하루아침에 변을 당하고 국토가 불바다가 된 다음에야 허둥지둥 어떻게 해보려한다면 때는 이미 늦은 것이며 우리는 또다시 6·25와 같은 큰 불행을 면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한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의 이 밖의 치사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금 우리는 일면 건설, 일면 국방의 구호를 외치며 자립 경제와 자주 국방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국방이 튼튼해야 안심하고 경제 건설을 할 수 있고, 경제 건설이 착실히 잘 되어야 국방력도 더욱더 증가될 수 있기 때문에 국방이 곧 건설이고 건설이 곧 국방인 것이다. 향토 예비군은 바로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건설의 역군인 동시에 국방의 기수들이다. 예비군이란 옛날의 의병과 다름없는 것이다. 국난을 미리 방지하고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는데 있어 지금처럼 7백 의사의 교훈이 절실할 때는 없다. 앞으로 이곳은 역사의 흐름 속에 묻혀버릴 슬픈 유적지가 아니라 우리들의 자신과 용기를 일깨워주는 향토 방위의 정신적 도장인 성역으로 가꿔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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