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총질사병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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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6일 상오11시40분쯤 서울 동대문구용두동104 강호여관(주인 박금순·53)에서 「카빈」으로 충남영1-1254호 「택시」운전사 이우형씨(29)를 쏘아 죽이고 애인 박현보양(23·서울 중구도동1가3)을 인질로 삼아 여관방에서 난동, 군경과 대치하다가 달아났던 범인 김영일 일병(21·육군 모부대소속)은 26일하오 4시10분 범행4시간30분만에 서울 서대문구구기동 뒷산에서 경찰에 체포, 군 수사기관에 이첩되었다.
검거된 범인 김은 애인 박양과 결혼하기로 언약했었는데 박양이 다른 사람의 애를 임신한 것에 분격, 같이 죽으려다가 요금시비로 운전사 이씨를 쏘았다고 말했다. 김은 체포되기 직전 구기동 뒷산의 삼화사에 들러 주지 정수천(46)씨의 승모와 승복을 빌려 입고 중을 가장했다가 정씨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김은 여관에서 도망 나온 뒤 「택시」를 타고 서대문구 세검동 방면까지 가서 하오 3시30분쯤 서대문구 구기동 삼화사에 나타나 주지 정수천씨에게『중이 되고싶다』면서 군에서 탈영, 죄를 지었는데 나의 회개를 들어주지 않으면 목매죽겠다면서 주머니에서 「나일론」밧줄을 꺼냈다.
주지 정씨는『불도에 몸을 맡기려 사람은 막지 않는다』면서 큰절을 소개해 주겠다고 속여 군복 위에 승복을 입혀 구기동경찰초소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 초소에 있던 김용석 고경훈 순경에게 눈짓 신호했다. 두 순경이 불심검문 하자 김은 잽싸게 비봉쪽으로 달아났으며 1km쯤 도망가다 숲 속에서 승복을 벗어 던지고 뒤따라 온 경찰에게『승복을 입은 자가 저리로 갔다』고 산꼭대기를 가리켰다.
두 경찰은 김의 말을 듣는 체 하다가 뒤에서 허리를 끼고 당수로 내리쳐 쓰러뜨려 체포했다.
범인 김은 영등포구봉천동120에서 대폿집을 하는 윤복남씨(45)의 외아들로 충주중일중학교와 충주실업고교를 나와 작년11윌25일 군에 입대했으며 입대하기 전 박양이 충주의「희」다방 「레지」로 있을 때 알게되어 결혼은 약속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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