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늘어진 전화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5일 하오 7시50분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 2동 295 전농「로터리」에서 답십리 쪽으로 달리던 양양 고속 정기 화물 소속 경기 영9-502호 (운전사 정한규·38) 대형 「트럭」 (22t)이 도로 위에 축 늘어져 있는 전화선이 화물 적재함에 걸린 채 10m쯤 달리는 바람에 「콘크리트」 전주 7개가 연쇄적으로 쓰러져 길 가던 이강자씨 (56·성북구 종암동 30의 74· 수유 국민교장 이석범씨 부인)가 전주에 머리를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또 이 사고로 전농동 일대 전화가 한때 불통되고 인창 시장 앞 전주 밑에 세워두었던 서울 자2-4682호 승용차가 쓰러지는 전주에 맞아 크게 부서졌다.
이날 사고는 적재함의 높이가 지상 3·5m의 규격보다도 1m나 높은 4·5m의 대형 「트럭」이 어둠 때문에 지상 4·3m쯤 까지 늘어져 있는 전화선을 발견 못하고 달린데서 빚어졌다. 전화선 가설의 높이 규준은 도로횡단선의 경우 7·5m인데 사고 지점의 경우는 약 3m나 처져 있었는데다 적재함도 규격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걸린 것이다.
사건의 실마리가 된 전선은 전농동 「로터리」에서 답십리 쪽으로 너비 25m쯤 되는 도로 위에 동쪽 인창 시장 앞 인도에 있는 길이 8m쯤 되는 전주와 서쪽 덕화 「빌딩」 앞의 같은 높이의 전주 사이에 연결된 것인데 지난해부터 도로 위에 낮게 늘어져 있어 주민 천영복씨 (27) 등은 언젠가는 큰 사고가 날 것이라고 항상 불안해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날 사고 차가 전화선을 끌고 가면서 「로터리」에 있는 7개의 전주를 쓰러뜨리자 놀란 주민들은 모두 밖으로 나와 소동을 벌였고 약 1시간 동안 교통이 두절되어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이날 숨진 이 여인은 종암동 집에서 답십리 시장에서 영화지물포를 하는 동생 강술씨 (35)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