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휴학생」 양산될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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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민당이 당원들 뜻에 산뜻이 맞는 대통령 후보를 정하지 못한 탓으로 정치 「휴학생」만 많이 나오게 될 듯.
신민당을 떠나 국민당에 대거 입당할 것으로 보이던 정민회 사람들은 이범석씨 추대가 좌절되면서 엉거주춤하는가 하면 국민당 후보가 박기출씨로 낙착될 기미가 보이자 창당 「멤버」인 조한백·장준하씨도 탈당할 채비를 차리고 있다.
윤철 대변인을 비롯해 몇 사람의 지구당 위원장도 조·장씨와 행동을 같이 하기로 했는데 이들이 국민당을 떠나면 다른 당으로 갈 생각을 않고 4년을 쉬기로 했다는 것.
국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작정으로 신민당을 떠난 박기출씨의 행동을 두고 신민당 내에는 말이 많다.
『박씨가 지난번 운영위 부의장 선거 때 유진산 대표가 영남을 고려해서라도 박씨를 부의장으로 밀어야 한다고 당 간부들에게 부탁했는데도 약속을 깨뜨렸기 때문에 신민당을 떠났다』고 보는 이가 있는가하면 『박씨가 국민당과 접촉을 갖기 시작한 것이 오래 전의 일인데도 사전에 제명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뒀느냐』고 당 간부진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다.
한편 박씨와 부산 동구에서 공천 경합을 했던 김승목씨는 15일 당사에 나와 박씨 탈당 여부를 확인했고 정일형 본부장은 김씨와 한동안 위원장 교체에 따른 절차 문제를 협의하는 등 박씨 탈당을 기정 사실화 했다.
공화당의 김진만 총무와 신민당의 공천을 받아 삼척에서 출마하게 될 것으로 알려진 김우영 의원은 며칠 전에 다시 만나 서로 대결을 하게되면 「페어·플레이」를 하기로 했다는 것.
두 김 의원은 『50이 넘은 우리가 서로 헐뜯거나 약점을 끄집어내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상호존중의 원칙을 약속했다는 것.
김우영씨가 과연 신민당의 공천을 받을 것이냐 못 받을 것이냐는 의문은 마치 신민당 지도설에 대한 어떤 시험제처럼 여겨져 공화·신민 양측 쪽에서 모두 관심을 두고 있는데 김진만 총무는 『신민당 공천이 빨리 매듭지어져야지 늦어지니까 선거구에서 내 입장이 아주 거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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