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내 아내, 옆집 아내는 어떨까? "네 이웃의 아내, 불륜 아닌 우리 이야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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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간스포츠]

 
익숙함에 지치고, 새로움에 목이 마른 두 부부가 안방 극장에 들어온다. 14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다.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에 지친 두 부부가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네 남녀는 비밀스러운 크로스 로맨스를 선보인다.

10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네 이웃의 아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태곤 PD와 주연 배우 정준호, 김유석, 염정아가 참석했다. 신은경은 촬영 스케줄로 불참했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8일 인터넷을 통해 선공개된 1회 시사회도 겸했다.

정준호와 신은경, 김유석과 염정아가 각각 부부로 출연한다. 결혼 20년 차를 바라보는 중년의 부부 생활을 ‘리얼’하게 담아 공감대를 확보했다. 단돈 100원까지 챙기는 짠돌이 남편의 잔소리를 듣고 그의 밥그릇에 침 뱉어 복수하는 아내, 몰래 야동을 보던 남편이 아내에게 들키는 장면 등이 그 예다.

반복되는 생활이 무의미해질 때쯤 지금의 배우자와 다른 성격의 이웃이 등장하며 서로 묘한 관심을 보이는 이들. 어찌 보면 ‘불륜’이라 부정적 이미지도 들지만 꽤 유쾌하게 그려진다. 이태곤 PD는 “소재가 파격적일 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문제의 소지도 될 수 있지만 그런 부분들을 완화하기 위해 코믹한 상황으로 풀면서 전개 중이다”고 말했다.

워킹맘(염정아)과 전업주부(신은경)의 고충도 각자 대조적으로 그렸다. 욕심과 승부욕이라곤 전혀 없는 의사(김유석)와 부인 앞에서 잘난 척이 몸에 배인 샐러리맨(정준호) 등 캐릭터도 극 몰입에 도움을 준다.

◇“불륜? 결국 우리 이야기”

감독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은 이 드라마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누구나 상대의 성격이나 특징이 좋아서 결혼하지만 세월이 지나자 이것이 자꾸 단점으로 보이면서 감정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태곤 PD는 “가장 리얼한 게 가장 드라마 같은 것이다. 내가 40대 중반을 넘으면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이야기들, 주변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들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를 ‘막장’이라고 한다면 서운하다. 중년 부부들이 느끼는 소외, 무관심, 부부 관계가 어떻게 막장인가. 불륜 조장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설렘을 찾고 관계를 정립하자는 기획 의도”라고 주장했다.

김유석은 “현실의 부부들은 한번쯤 겪어봤을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잘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염정아는 “혹시 사이가 미지근한 부부가 있다면 이 드라마를 통해 관계를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준호 역시 “같은 생각”이라며 동조했다.

아직 결혼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는 이 드라마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이 PD는 “사랑을 잘 다듬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다. 어쩌면 곧 겪게 될 이야기를 미리 보여줌으로써 백신을 맞게 하는 효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혜은 기자, 유지연 인턴기자 yhe11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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