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여의 긍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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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6일 우리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열강의 공동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비굴한 자세라고 규정하고『아직도 말끔히 가시지 못한 끈질긴 사대주의의 환상적 대응책은 70년대의 한국 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할 가장 위험한 병폐』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하오 서울대학교 졸업식에 참석, 치사를 통해 안보문제에 관해 이 같은 견해를 말하고『동서의 대립이나 다원화된 국가간의 관계가 실리추구로 흐른다고 해서 마치한반도의 남북대결이 아무런 선행조건의 충족 없이 단순한 감상적 대화나 성급한 교류로 긴장완화나 통일이 가능한 것처럼 생각한다면 이는 북괴의 정체를 망각한 안일한 사고방식으로 사회적 혼란을 자초함으로써 북괴의 적화통일 야욕을 더욱더 부채질 해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국제정치와 국내정치의 판이한 차원에 내재하는 이념상의 대립에 안이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의 치사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밖으로 자주적인 주체 의식을 앞세우면서 안으로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를 더욱 신장하고 토착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가야 하며 평화를 빙자한 사대주의나 통일을 앞세운 유화 정책에 대해서는 부단한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안으로 당면한 70년대 전반기의 과제는 구체적으로 힘을 배양하는데 요청되는 「국민적 단합」이다. 이제 이 땅에는 오늘을 참고 내일의 영광을 위해 근면하게 노력하는 민족의 강인한 의지와 무한한 저력이 재현되어 가고 있다. 대학과 지성의 현실 참여는 창조적이며 생산적인 방향으로 정착되어야 하고 우리의 다음 세대로써 중흥을 완결하는 긍지와 자신으로 직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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