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촉-박남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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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석기시대의 돌 촉 하나가
역사의 하늘을 날아서 왔다.
삼천 년의 역사를 뛰어 넘고
박물관에 이르는 막다른 골목에서
긴장을 풀어 다시 돌이 되었다.
사슴을 향하여 날아간 후
많은 사람은 태어나고
많은 사람은 죽어가고
지금은 활 주인을 찾을 길도 없다.
형이하의 싸움의 상공을 날아
써늘한 살의는 표적을 잃고
삼천년의 문화의 뒤안길에 신처럼 내렸다.
결국은 돌 촉의 적중도 없이
사람의 뜻은 살의로 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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