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구덩이 … 통진당원, 송전탑 섬뜩한 반대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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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 송전탑 공사 현장에 통합진보당원들이 지난 5일 설치한 목줄(위)과 그 아래에 파놓은 구덩이. 사진 위 동그라미 친 플라스틱 병에는 휘발유가 들어 있다. [뉴시스]

경남 밀양시 송전탑 공사 재개 및 반대 시위 현장에 외부 세력인 통합진보당원들이 ‘결사 저지’를 의미하는 시설물을 설치했다. 단장면 사연리 공사 현장에 텐트 뼈대 모양으로 통나무를 엮어서는 노끈으로 목을 매는 줄을 달아놓은 것. 그 아래에는 가로 2m, 세로 0.7m, 깊이 0.8m가량인 무덤 같은 구덩이를 파놓았다.

 경찰과 밀양 주민들에 따르면 목줄과 구덩이는 지난 5일 통진당원 30여 명이 만들었다. 목줄을 달고 구덩이를 파는 작업에는 주민 2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줄 옆에는 휘발유가 든 플라스틱 병을 매달아 놓았다. 앞서 지난 2일 송전탑 공사 재개 직전 부북면 대항리에 주민들이 목줄을 설치하고 구덩이를 파놓자 이를 본떠 통진당원들이 다른 장소에 똑같은 상징물을 만든 것이다. 강병기 통진당 경남도당위원장이 작업을 함께 했으며, 이상규 통진당 국회의원도 현장을 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세력이 ‘결사 저지’를 암시하는 구조물을 설치했지만 5일과 6일에는 경찰과 공사 반대 시위대 간에 별다른 충돌이 빚어지지 않았다. 6일 오후 늦게는 외부 개입 세력인 통진당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환경단체 회원들이 거의 철수해 경찰도 애초 2000명이던 현장 경비 인력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울산=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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