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로 대면시킬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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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삽보로=조동오 특파원】북괴 선수 단장 손길천은 10일 저녁 6시40분 선수촌 삽보로 파크·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한계화 여인 사건이 벌어진 다음 두 자매를 만나게 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조건부로 표시했다.
손은 기자 회견에 앞서 북괴의 상투적인 정치 선전으로 씌어진 성명서를 발표한 다음 한국 기자들에 대한 질문권을 박탈한 채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만약에 선수촌 건너편에 자리잡은 민단 회관에 걸려 있는 북괴 선수의 자유대한에의 망명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제거하고 한계화 여인이 정치적인 의도에서가 아니라 같은 동포끼리 만나겠다면 경기가 끝난 다음에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곳 민단 혹가이도 본부에서는 한 여인이 한필화를 만나는데 있어 민단의 현수막을 제거해야 한다는 북괴 요구를 받아들여 두 자매의 상봉을 실현시키겠다고 밝혔다.
오늘 기자 회견을 마친 다음 일본 기자를 포함한 외국 기자들은 10일 하오에 있은 한계화 여인의 기자 회견과 손의 기자 회견 내용을 비교하면서 인간관 정치의 대결이라고 비꼬고 손이 2천자가 넘는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그 가운데서 기사화 할 이야기는 한필화와 한계화 여인을 만나게 할 용의가 있다는 구절뿐이라고 말하고 손에 대한 기자 질문도 한필화와 한계화 여인을 언제 어디서 만나게 하느냐하는 문제에만 집중되었으나 손은 성명서에 씌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시기는 경기가 끝난 다음에 말하자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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