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관제에 걸렸던 미국 신문 1주간-라오스 대 작전 뻔히 보며 외지만 인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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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남 군이 「라오스」에서 월경작전을 벌이고「코시긴」이 담박 무슨 일이라도 낼 듯이 펄펄 뛰던 지난 1주일간 미국 신문들은 그저 외국 신문과 통신의 보도만 베껴 내고 있었다. 「사이공」과 각 전선에 배치되었던 특파원들이 단 한 줄의 기사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때 같으면 대학생 3명이 데모 만해도 큰 일이나 난 듯이 텔렉스를 두드리던 이들이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로 된 것은 엠바고라는 교묘한 덫에 손발을 묶였기 때문.
『일정한 기간 보도를 보류한다』는 뜻의 이 엠바고가 월남 안의 종군기자들에게 전달된 것은 29일이었다. 즉 주월 미군사가 『제1지역 (월남 북부의 거의 대부분)에서 수행되는 모든 작전은 별도의 발표가 있을 때까지 엠바고』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 바람에 미국 안의 각 일간지와 통신들은 소련의 이즈베스티야 프라우다 지 등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기이한 사태를 벌였다. 「사이공」의 특파원들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은 못쓰고 월맹의 난·단 지나 베트콩 방송을 옮겨 쓰기에 바빴다. 홧김에 본대로 썼다가는 당장 종군기자 증을 박탈당하고 군에서 제공하던 일체의 편의도 취소되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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