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별 겨울 방학 숙제 (3) SK 와이번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겨울 방학이 가장 설레이는 사람은 초등학교 1학년들. 마찬가지로 가장 설레이는 방학을 맞이할 팀은 SK와이번즈로 예상된다. 비록 올 시즌 뒷심부족으로 6위에 그쳤지만, 강병철 초대 감독이 일구어놓은 발판은 이제 본격적인 상승의 시대를 맞을 수 있는 초석이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것이다.

1. 투수력

이제 밑그림은 완성되었다. 신생팀은 젊은 선수들로 교체되는데 3~4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드디어 내년 시즌 확실한 색칠이 시작된다. 특징이 있다면 고졸 5인방으로 꾸려진다는 것이다. 이승호-김원형-제춘모라는 확실한 3인방이 있다는 것이고, 윤길현과 엄정욱은 스프링캠프가 끝날때즘 자신들의 보직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이용훈과 김상진이 변함없는 버팀목으로 자리를 지켜줄 수 있어 SK와이번즈는 확실한 선발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중간계투는 철벽의 조웅천-조규제가 지킨다. 여기에 김희걸이 가세해 보다 원숙한 중간계투진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경험이 부족한 선발진의 위기관리능력을 말끔히 해소해줄 수 있는 투수진 구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인으로 지명한 송은범이 어느 시기에 1군 무대에 입성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도 SK마운드가 변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SK와이번즈가 색칠을 하면서 껄끄러운 것이 있다면 마무리 투수의 부족이다. 올 시즌 조웅천-조규제-채병룡이 뒷문을 지켰지만, 채병룡을 마무리로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선발요원이라는 점에서 용병투수의 기량여부에 따라 채병룡이 마무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호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했던 에르난데스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입 용병 스미스와 메이저리그에서 컴백한 조진호가 어느 정도 기량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SK와이번즈의 채병룡의 위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조진호와 스미스의 어깨에 투수 운용이 달라질 것이다.

2. 공격력

정말 놀라웠던 홈런포를 가동시킨 페르난데스는 비공식 홈런왕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문학구장이 아닌 과거의 인천구장 이었다면 페르난데스는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 만큼의 홈런포를 보여줄까? SK와이번즈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페르난데스를 뒷받침해줄 1~2번 타선의 조직화. 이진영-페르난데스-이호준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타선은 SK와이번즈가 다른 곳에 비해 가장 먼저 완성했다고 할 수 있는 공격라인. 하지만, 중심타선을 제외한 다른 타선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채종범이 깜짝 돌풍을 일으켰지만, 부동의 톱타자를 형성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기만하다.

또한 하위타선으로 갈수록 타력의 약화는 더해가는데, 해결의 열쇠는 김기태, 강혁이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이라는 타격의 달인인 김기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 벌써부터 땀을 흘리고 있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고, 불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한 강혁의 노력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적어도 두 선수가 가진 기량의 80%만 발휘해도 SK는 적어도 공격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따라서 올 겨울방학 SK와이번즈의 숙제는 부진에 빠져 있는 선수들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의 부활은 공격력 강화라는 측면과 함께 풍부한 백업을 보유할 수 있다는 또다른 이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시즌과 같이 뒷심부족으로 무너지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3. 결론

SK와이번즈에 사령탑으로 앉게 된 조범현 신임 감독. 그는 현역시절 빛나지 않는 조연이었다. 그의 포지션은 포수. SK와이번즈가 올 시즌 고전한 가장 큰 원인중 하나로 꼽히는 포수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사못 크다.

SK와이번즈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강성우, 김동수는 한때 날렸던 포수들로 신인급 투수들이 주를 이루는 마운드의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이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조감독이 변신시켜 줄 이들의 내년 시즌 모습이 벌써 기대가 된다.

피타고리안 예상 승수(총득점제곱/총득점제곱+총실점제곱*133게임-정규시즌기준-) : 64승 69패

오윤록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